관료·전문가 출신 ‘尹 2기 내각’ 국민 체감 성과가 과제[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12-04 11:42
프린트
윤석열 정부 출범 1년 반 남짓 만에, 그리고 내년 총선을 4개월 앞두고 제2기 내각이 출범하게 됐다. 한덕수 총리와 최근 기용된 국방·통일·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을 제외하고 장관의 절반 정도가 4일부터 연말에 걸쳐 바뀐다. 정치인 출신 장관은 물론 임명된 지 3개월밖에 안 된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야당의 탄핵소추에 맞서 사퇴하는 바람이 공석이 됐고, 김규현 전 국가정보원장도 내부 인사 파동으로 경질되면서 인사 요인이 커졌다.

후임 인사들을 보면 2기 내각의 성격은 분명하다. 인사청문회 등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아직 유동적이라는 박진 외교부 장관을 제외하면 정치인 출신이나 출마 가능성 있는 인사들은 빠지고 정통 관료 및 전문가들로 내각이 채워지게 됐다. 아직 정권 초반인데도 이 정도의 ‘탈(脫)정치 내각’이 구성되는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총선과 거야(巨野)라는 정치 현실 앞에서 국정 동력을 살리겠다는 윤 대통령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자칫 잘못하면 관료주의에 휘둘리거나, 야당의 발목잡기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 경우 과감한 개혁을 추진하기 힘들고 현상 관리에 머물게 될 것이다.

게다가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에 정책실장을 신설하는 등 내각 장악력을 높이려 한다. 이미 그럴 조짐은 곳곳에서 나타났다. 교육부의 5세 초등학교 입학, 고용노동부의 주 52시간제 개편 등은 대통령실이 나서 수습했다. ‘수능 킬러 문항’ 문제도 대통령실이 주도하면서 내각 중심의 국정운영 약속은 물거품이 됐다. 의대 증원 문제와 서울∼양평 간 고속도로 논란 등도 제대로 정리되지 않고 있다.

약체 내각 얘기를 듣지 않도록 하는 일이 중요하다. 연금·노동·교육 등 3대 개혁 중 노동 부문에서만 일부 진전이 있을 뿐 아직 가시적 성과를 못 내고 있다. 새만금 잼버리 사태와 최근 부산엑스포 유치 과정에서 나타난 정보 소통의 문제는 심각하다. 최근 잇단 정부 전산망 중단 사태도 뼈아프다. 물가와 가계부채 등 민생 문제도 심각하다. 더 이상 야당과 전임 정부 탓을 할 수는 없다. 2기 내각의 최대 과제는 국민이 체감할 국정 성과를 내는 일이다.
주요뉴스
기사댓글
AD
count
AD
AD
AD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