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역주행 김기현 체제 지속할수록 민심 與 떠나간다[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12-05 11:40
  • 업데이트 2023-12-07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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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4·10 총선은 여야 승패 차원을 넘어 윤석열 정부 명운과 법치주의, 나아가 대한민국 정체성까지 걸렸다고 할 만큼 중대한 선거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문재인 정부 5년을 경험한 보수 성향 국민은 이런 이치를 더욱 뼈저리게 받아들일 것이다. 그런데 국민의힘 상황은 이런 절실함과는 정반대다.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 참패 충격 이후 구성한 혁신위원회의 제안을 뭉개는 것은 물론 역주행 행태까지 보인다. 그렇다고 김기현 대표 체제의 존재감이나 정치력이 돋보이는 것도 아니다. 이런 현상이 유지되면 여권 공멸은 불 보듯 뻔하다.

김 대표가 인요한 혁신위의 ‘중진·친윤 희생’ 요구를 사실상 거부함에 따라 혁신위 활동은 용두사미로 끝날 조짐이다. 인 위원장이 4일까지 혁신안에 대한 지도부 답변을 달라고 했지만,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안건으로 올라가지도 못했다는 사실은 상징적이다. 혁신위는 “안건 모두를 모아서 상정하라는 얘기를 전달받았다”고 한다. 혁신안 제안이 사실상 차단된 셈이다. 김 대표가 지난 10월 인 위원장에게 “전권” 운운했던 약속은 가위 코미디가 됐다.

혁신위를 우습게 여기는 사례는 수두룩하다. 중진의 험지 출마 제안에 대해 공천기구 핑계를 대며 수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김 대표와 장제원 의원은 지역구에서 세 과시를 했다. 최고위원 자리에 TK 출신 김석기 의원을 선출, 당 지도부 해산도 못 하도록 대못을 박았다. 인 위원장이 혁신안 관철을 위해 공천관리위원장을 거론한 것을 자리 욕심으로 매도했다. 59명이나 되는 초선들이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은 더 한심한 일이다. 대부분 영남 출신인 이들은 ‘현 체제 유지가 공천에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야당에도 이재명 리스크가 있지만, 많은 국민은 여당을 심판할 것이라는 사실이 이미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드러났다. 현 체제의 변화가 없으면 윤 정권은 필패의 길로 간다는 의미도 된다. 여권 지지자들 사이에서 한동훈·원희룡 비대위 체제를 만들자는 주장까지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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