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기와 학전은 꿈의 장소… DNA는 유지돼야”

  • 문화일보
  • 입력 2023-12-06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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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배해선(왼쪽부터), 장현성, 설경구, 방은진, 김형석, 박승화, 루카, 한경록이 5일 열린 ‘학전 AGAIN’ 기자회견에서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 33년만 폐관 결정에 가수·배우들 뭉쳐 ‘학전 AGAIN’

“학전다운 모습으로 갈수 있게”
내년 2월 28일부터 연속 공연
윤도현·이은미 등 무보수 참여
박학기 “마음의 빚 갚고 싶어”
설경구 “학전, 내 연기 시작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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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전답게!”

1991년 3월 서울 대학로에 문을 열고, 내년 3월 15일 문을 닫는 학전을 위해 모인 이들은 이렇게 외쳤다. 학전은 ‘배울 학’(學)에 ‘밭 전’(田)을 붙인 이름으로, 김민기(사진) 대표가 직접 지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암 투병과 재정난이 겹치며 33년 만에 폐관을 결정했다. 이에 ‘배움의 밭’에서 성장한 이들이 “이렇게 떠나보낼 순 없다”고 한데 뭉쳤다. 학전다운 모습으로 갈 수 있도록 배웅하자는 뜻이다.

5일 서울 강서구 한국음악저작권협회 KOMCA홀에서 열린 ‘학전 AGAIN’ 프로젝트 기자회견에 참석한 가수 박학기는 “김민기와 학전은 꿈의 장소였다. 음악을 시작했고 많은 연극인이 학전에서 나왔다”면서 “늘 그 자리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힘든 걸 혼자 감내하고 있었다. 김민기와 학전에게 마음의 빚을 지고 있는데 그 빚을 갚고 싶다는 마음에서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학전은 고 김광석을 비롯해 동물원, 윤도현, 크라잉넛 등의 초창기를 책임진 무대다. 설경구, 김윤석, 황정민, 장현성, 조승우 등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들은 ‘학전 독수리 5형제’로 불렸다. 특히 실력 있는 신인들의 등용문인 학전의 대표작 ‘지하철 1호선’은 4000회 이상 공연되며 관객 70만 명을 모았다.

이 자리에 참석한 설경구는 “연기한 지 30년이 됐는데, 나의 연기 시작점이 학전이다. 용돈 벌이 하러 학전 포스터를 붙이다가 1994년 ‘지하철 1호선’ 초연 무대에 올랐다”면서 “나를 시작하게 해준 분이고 공간이다. 그래서 공연에 올라갈 것”이라고 참여 이유를 전했다.

‘학전 AGAIN’은 폐관 결정을 번복하는 취지가 아니다. 학전의 알파이자 오메가인 김민기의 뜻을 존중하고, 또 김민기 없는 학전은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단, “학전은 언제든 돌아와야 한다”는 전제가 깔렸다. 박학기는 “학전이라는 이름만 남아 있는 건 의미가 없다. 학전의 정신과 DNA가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고, 배우 겸 감독 방은진은 “폐관 시기는 김민기가 존재하지 않는 학전이 어떻게 흘러갈지 심사숙고한 끝에 결정한 것 같다”며 “폐관도 학전답게 하는 것에 뜻을 모은 것이다. 학전 앞뜰의 김광석 노래비는 남겨줬으면 좋겠다는 게 김민기의 의견”이라고 당부했다.

‘학전 AGAIN’ 프로젝트는 2024년 2월 28일부터 3월 14일까지 진행된다. 가수 윤도현, 유리상자, 이은미, 시인과 촌장, 배우 황정민, 설경구, 장현성 등이 무보수로 힘을 보탠다. 공연 수익금은 학전의 재정난 극복과 새로운 출발을 위해 쓰인다. 이번 프로젝트에 ‘AGAIN’을 붙인 것은 가수 강산에의 아이디어다. 박학기는 “학전이 문을 닫아도 학전에서 출발한 정신이 다른 형태로 탄생할 수도 있고 우릴 보며 좋은 문화인이 나올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 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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