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금 지원·채용연계 혜택… ‘새싹 개발자’ 돕는 키다리 아저씨[초격차 기술, 현장을 가다]

  • 문화일보
  • 입력 2023-12-0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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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달 17일 부산대에서 열린 개발자 양성 교육 프로그램 ‘카카오 테크 캠퍼스’ 1기 수료식에서 팀 우수상 ‘라춘상’과 개인 우수상 ‘MVK’ 수상자들이 상장을 들어보이고 있다. 카카오 제공



■ 초격차 기술, 현장을 가다 - (16) 카카오

카카오 고유의 시스템 녹여낸
개발자 양성 프로그램 ‘카테캠’
부산대·전남대학생 111명 수료

내년 총 5개학교 대상 운영계획
비수도권 학생에 성장기회 제공
안드로이드 개발자 과정도 추가


“‘회고’(개발자들의 업무 일지를 뜻하는 은어)를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플랫폼 프로토타입(시안)을 만들었습니다.”

부산대 정보컴퓨터공학부 4학년생 조준서(24) 씨는 지난달 17일 부산대 언어교육원 대강당에서 열린 개발자 양성 교육 프로그램 ‘카카오 테크 캠퍼스’(카테캠) 첫 수료식에서 ‘틸리’(TIL-Y)를 소개했다. 개발 직군에서 회고라는 은어로 불리는 TIL(Today I Learned)은 ‘오늘 내가 배운 것’을 기록하는 작업이다. 조 씨가 속한 ‘부산대 7조’는 기존 카테캠 플랫폼의 사이드 렌더링 방식을 변경해 회고를 더욱 효과적이고 구체적으로 하는 방식을 구현했다.

이날 행사에서 팀 우수상 ‘라춘(라이언+춘식이)상’을 받은 ‘부산대 7조’를 비롯해 대학생 총 111명이 카테캠 1기를 수료했다. 국내 빅테크 선도 기업으로 꼽히는 카카오는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이같이 인재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현업에 바로 투입 가능한 수준으로 키운 주니어 개발자들을 크루(직원)로 들이기 위한 물밑 채용 전쟁에 한창인 모습이다.

7일 카카오에 따르면 카테캠 1기 과정은 부산대와 전남대 등 대학 총 2곳에서 선발한 ‘쿠키즈’(카테캠 참여 학생)를 대상으로 올해 4월부터 11월까지 무료로 진행됐다. 우수한 팀과 개인에게는 인당 100만 원씩 총 2900만 원의 장학금이 주어졌다. 카카오 공동체인사지원실 인재육성팀 실무자들이 쿠키즈들과 8개월간 함께했다. 올해 첫 기수를 꾸린 카테캠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든다’는 회사의 기치 아래 개발자 교육에 접근하기 어려운 비수도권 학생들에게 성장 기회를 제공, 건강한 정보기술(IT)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목적으로 마련됐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전남대 소프트웨어공학과 4학년생 서완석 씨가 같은 달 18일 전남대에서 열린 수료식에서 발표하는 모습. 카카오 제공



카테캠이 개설된 대학의 학생들은 개발 직무 분야인 ‘백엔드’(BE)와 ‘프론트엔드’(FE) 중 하나를 골라 프로그램에 지원할 수 있다. 분야별 교육은 △개발 기초 교육(9주) △클론 프로젝트(6주) △신규 서비스 개발 프로젝트(10주) 등 트랙 총 3단계로 진행된다. HTML, 자바 등 기술 스택의 프로그래밍 언어를 학습하고, 궁극적으로는 실제 서비스를 설계·구현하는 과정이다. 정규 학기에는 온라인 학습이 진행돼 휴학이 필요 없지만 ‘단기 집중 학습 기간’인 여름 계절학기에는 총 6주간 매일 5시간 이상이 필요하다. 부산대 동물생명자원학과 3학년생 허동혁(23) 씨는 “팀 프로젝트를 위해 밤을 새우면서 플랫폼을 만들었던 과정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쿠키즈들은 팀 프로젝트를 통해 만남 플랫폼 ‘축팅’, 볼링 모임 플랫폼 ‘번개볼링’, 셀프 세차 예약 플랫폼 ‘뽀득뽀득’ 등을 구현했다. 축팅을 만든 ‘전남대 14조’는 “남성 비중이 과도하게 높은 데이팅 앱 시장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여성 사용자가 많은 ‘네컷사진’ 시장을 접목했다”며 “사용자는 네컷사진을 게시하고, 축팅의 재화인 ‘폭죽’을 사용해 맘에 드는 상대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방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남대 소프트웨어공학과 4학년생 서완석(26) 씨는 “기획부터 배포까지 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전반적인 과정을 수행하면서 기획자, 디자이너, FE 개발자로서 경험을 모두 갖게 됐다”고 말했다. 부산대 컴퓨터정보공학부 김동영(25) 씨는 “개발은 몇 차례 해봤지만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개체 관계도(ERD)를 설계하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은 처음이었다”며 “멘토의 ‘코드 리뷰’가 매우 유용했다”고 밝혔다. 전남대 자율전공학부 3학년생 박건형(21) 씨는 “팀원들과 함께 에러를 처리하고, 정책에 대해 깊이 고민하면서 몇 시간 동안 토론했던 값진 경험”이라고 전했다.

카카오는 이처럼 양성한 쿠키즈들을 내부 조직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발판을 마련 중이다. 1기 수료생 전원에게는 ‘2024 채용 연계형 겨울 인턴십’ 서류 우대 혜택이 주어졌다. 남기웅 카카오 공동체인사지원실장은 “커리큘럼을 만드는 과정에서 카카오 고유의 시스템과 경험칙을 녹이고자 했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카테캠의 몸집을 내년에 더 키운다는 방침이다. 기존 2개 학교에서 3개 학교를 더해 총 5개 학교를 대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현대 FE와 BE 등 총 2개 직무 분야로만 개설된 교육 과정에는 ‘안드로이드 개발자’ 양성을 추가해 총 3개 과정으로 개편한다.

정부도 해당 사업을 지원해주고 있다. 카테캠은 올해 3월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추진하는 ‘청년친화형 기업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지원사업’에 뽑혔다. 남 실장은 “지역에 개발자 교육 기회를 준다면 국가 전체 IT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예린 기자 yr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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