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가는 지금 골프공, 2028년부터 프로대회서 못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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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프룰 관장’ R&A·USGA 결정

“비거리 증가로 골프 본질훼손”
새로운 볼 테스트 규정 만들어
아마추어는 2030년부터 적용
PGA 선수 비거리 13m 줄 듯
매킬로이 “테크닉 샷 부활할것”

전 세계 골프 규칙을 관장하는 로열앤드에이션트골프클럽(R&A)과 미국골프협회(USGA)가 골프공 비거리를 제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새로운 볼 테스트 기준을 확정했다. 이에 따르면 오는 2028년부터 모든 프로 대회에서 지금의 골프공을 쓸 수 없다.

6일 밤(한국시간) R&A와 USGA는 “2028년 1월부터 골프공의 적합성 테스트 조건을 개정할 예정”이라며 “비거리 증가가 골프의 지속 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면서 레크리에이션 게임(아마추어 골퍼)에 끼치는 영향도 최소화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새 규정은 먼저 프로 대회에 도입하고, 일반 아마추어 골퍼에겐 2030년부터 적용한다.

새 규정에 따르면 골프공은 볼 스피드 시속 183마일(약 294.5㎞), 2220rpm(분당회전수), 발사각도 11도로 타격했을 때 비거리 317야드(289.9m)를 넘으면 안 된다. 20년 전 도입된 현재 기준은 시속 176마일, 2520rpm, 발사각도 10도로 때렸을 때 비거리 317야드다. 즉, 새로 바뀌는 조건에선 볼 스피드나 강도 등이 더 세졌으므로 비거리가 증가해야 마땅하나, 이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비거리를 317야드로 제한하고 있기에 골프공의 반발력이 감소해야 한다.

이에 따라 현재 프로선수들이 즐겨 쓰는 타이틀리스트 프로V1, 스릭슨 Z스타 등의 골프공은 사용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R&A는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골프공 모델의 30% 이상이 새 규정을 적용한 후에도 적합성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볼 스피드가 가장 빨랐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선수 25명의 평균 기록은 183.4마일이었는데, 이들이 새 규정이 도입된 골프공을 쓸 때 현재보다 드라이버 비거리가 13∼15야드(11.89∼13.7m)가량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선수들은 5∼7야드(4.6∼6.4m) 정도 비거리가 줄 것으로 분석됐다. 일반 아마추어 골퍼들은 5야드 이하로 전망된다.

골프공의 비거리는 그동안 지속해서 늘었고, 이로 인한 골프의 본질 훼손과 골프 산업 발전 저해에 대한 논란이 계속됐다. 비거리 증가로 골프장 전장이 계속 길어졌기 때문이다. 올해 PGA투어 평균 드라이버 거리는 299.9야드(274.2m)에 달하며, 98명이 300야드 이상을 기록했다. 반면 2002년엔 존 댈리(미국)가 306야드를 기록, 홀로 300야드를 넘었다.

골프공 비거리 제한에 프로선수들 사이에서 엇갈린 반응이 나온다. 올 시즌 PGA투어 평균 드라이버 거리 1위(326.3야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대표적인 찬성론자다. 매킬로이는 “일반 아마추어 골퍼에겐 아무런 차이가 없을 것”이라며 “지난 20년 동안 사라졌던 프로게임의 특정 기술을 다시 가져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키건 브래들리와 저스틴 토머스(이상 미국) 등은 장타의 감소가 골프의 매력 상실로 이어질 것을 우려했다. 브래들리는 “USGA가 하는 모든 것들이 반동적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들의 결정이 골프 인구의 100%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보다 바보 같은 것을 생각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