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 돌려막기, 기업인 동원… 대통령은 민심 알고 있나[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12-07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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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최근 인사 및 행사 등과 관련, 일반 국민이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경우가 속출한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와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 이후 국정 스타일과 시스템 변화 조짐이 보이기도 했는데, 이젠 그마저 없던 일이 된 것 같다. 따로 가는 여당 지도부와 혁신위원회, 김건희 여사에 대한 함정 인터뷰·선물 의혹 등과 겹치면서 혀를 끌끌 차는 사람이 급속히 늘었다. 그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대응하지 않는 것은 더 큰 문제다.

윤 대통령은 6일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을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지명했다. 권익위원장에 임명된 지 5개월밖에 지나지 않았다. 게다가 검찰 출신이며, 검사 시절 윤 대통령의 직속 상관을 지내기도 했다. 김 후보자의 역량이나 인품을 보면 방통위원장을 충분히 감당할 만하지만, 많은 논란을 자초했다. 협소한 인재 풀을 자인하는 결과도 낳는다. 전현희 전 위원장의 버티기로 비정상적으로 운영되던 권익위에 지난 7월 김 후보자를 임명하면서 “권익위 기능과 위상을 빠르게 정상화할 수 있는 책임자”라고 했다. 그러지 않아도 요직에 검사 출신들이 포진되면서 ‘검찰 공화국’ 비판에 공감하는 사람이 늘어간다.

더불어민주당이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을 의석 수를 앞세워 탄핵소추하려 한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그렇더라도 돌려막기 식으로 기용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취임 3개월 만에 총선 차출설이 제기된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미대사에서 9개월 만에 국가안보실장에 기용되고 또 다시 9개월 남짓 만에 국가정보원장 등으로의 이동설이 나오는 조태용 실장 등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같은 날 부산에서 열린 ‘부산 시민의 꿈과 도전’ 간담회 행사에 삼성·LG 등 10대 그룹 총수·CEO들이 대거 참석했다. 행사 후 윤 대통령과 ‘시장 먹방’ 행사도 했다. 취지는 이해하지만, 부산 시민을 위로하고 재도전을 기약하는 자리가 볼썽사나운 ‘권력의 갑질’처럼 비쳤다. 옳은 일을 한다는 확신이 있더라도 민심을 얻지 못하면 정권도 정책도 성공할 수 없다. 벌써 ‘인의 장막’ 얘기도 나온다. 총선을 앞두고 야당은 ‘제2, 제3의 이동관 탄핵’과 김 여사 특검법 등을 공언한다. 민심이 특히 중요한 시점이다. 대통령실의 대오각성이 없으면 상황은 급속히 악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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