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90 대신 G80 타라”… 삼성전자, 임원들부터 바짝 죈다

  • 문화일보
  • 입력 2023-12-08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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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적 부진에… “위기감 가져라”

부사장 승진자 차량 사양 낮춰
승진 축하선물 지급기준 강화
법카 제공 상근고문 연한 축소

주요기업도 승진 줄여 인건비↓


경기침체로 시계(視界) 제로의 불확실성이 가중되자 주요 대기업들이 임원 승진 축소와 경상 경비 삭감 등 강도 높은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서고 있다. 실적 악화에 따른 경비 절감과 함께 임직원들에게 위기의식을 불어넣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8일 재계에 따르면 ‘2024년 임원 인사’를 마무리한 주요 기업들의 임원 승진 현황을 보면, 대부분 지난해보다 축소됐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5월(90명) 이후 가장 적은 143명의 임원을 승진시켰다. 지난해보다 23.5% 감소한 것으로, 이 중 부사장 승진자는 지난해보다 8명 줄어든 51명이다. SK그룹은 올해 임원 인사에서 모두 82명이 승진, 승진 임원이 지난해(145명)보다 43.0% 감소했다. LG그룹 역시 올해 임원 승진자가 139명으로, 지난해(160명)보다 13.0% 줄었다.

임원 승진자가 적어지면 인건비도 줄어들게 된다. 기업들은 임원 축소뿐 아니라 경상 경비도 감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승진한 부사장들에게 제공되는 승용차 사양을 종전 현대 제네시스 G90에서 제네시스 G80으로 하향 조정했다. 제네시스 G90은 차량 기본 가격이 9445만 원으로, 제네시스 G80(5548만 원)보다 4000만 원가량 비싸다. 부사장 승진 규모를 감안하면 지급 차량 모델 하향만으로 삼성전자는 20억 원에 가까운 경상 경비를 줄일 수 있게 된 셈이다.

퇴직을 앞둔 고위 임원에게 제공되는 상근 고문역의 대우 연한도 축소됐다. 상근 고문에게는 재임 시절 급여의 70∼80%의 임금과 사무실, 비서, 차량, 법인카드, 골프회원권 등이 제공된다. 개인별 차이는 있지만 종전에는 통상 1∼3년의 기간을 제공했으나 내년부터는 대부분 1년으로 축소된다.

승진자에게 제공하던 축하 선물의 지급 기준도 엄격해졌다. 종전에는 일면식도 없는 승진자에게도 회사 경비로 축하난·와인 등 승진 축하 선물을 제공할 수 있었다. 예컨대 삼성디스플레이 임원이 얼굴도 모르는 삼성전자 승진자에게 회사 경비로 승진 축하 선물을 제공할 수 있는 식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승진 축하 선물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합당한 이유를 제시하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이처럼 강도 높은 경비 절감에 나선 것은 부진한 실적이 가장 큰 요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2조433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57% 감소했다.

경계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7일 자신의 SNS로 임직원들에게 전한 글을 통해 “CEO로서 현재 매출 증대와 같은 단기적 목표와 환경 지속 가능성 등 장기 목표의 균형을 맞추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며 “2024년과 그 이후의 성공에 대해 임직원 스스로 5개년 계획을 세우고 직접적인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임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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