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억 달러’ 오타니 연봉은 200만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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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지불유예’ 내용 보도
10년간 2000만달러 받아
나머지 6억8000만달러는
2043년까지 무이자 수령

북미스포츠 사상 최고액인 7억 달러(약 9211억 원)의 ‘잭팟’을 터뜨린 오타니 쇼헤이(29·LA 다저스·사진)의 충격적인 세부 계약 내용이 공개됐다.

AP통신과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디애슬레틱 등은 12일 오전(한국시간) 오타니의 연봉 지급 유예 세부 내용을 공개했다.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오타니는 다저스와 계약 기간 10년간 총액 2000만 달러(263억 원)를 받고, 나머지 6억8000만 달러(8948억 원)는 10년 뒤에 받는다. 아울러 오타니는 계약 연봉의 97%를 2034년부터 2043년까지 무이자로 나눠 받기로 했다.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파격적인 조건이다. 메이저리그에선 이런 계약을 ‘디퍼계약(지불 유예)’이라고 부르는데, 보통 1억 달러 이상의 큰 규모 계약에선 연봉의 3분의 1 정도를 계약 기간이 끝난 뒤 받는 조건을 넣는다. 실제 다저스의 간판 야수인 무키 베츠는 지난 2020년 7월 12년 총액 3억6500만 달러(4803억 원) 계약을 맺었고, 3분의 1에 해당하는 1억1500만 달러(1513억 원)를 계약 기간이 끝난 뒤 나눠 받는 방식을 택했다.

하지만 오타니는 무려 97% 이상을 지불 유예로 선택했다. 이에 따라 오타니가 계약 기간 내 매년 받는 연봉은 200만 달러에 불과하다. 일각에선 각종 광고와 사업을 통해 연간 5000만 달러(657억 원)를 버는 오타니가 절세 효과를 고려해 지불 유예를 선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AP통신은 “최고 세율이 13.3％인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하지 않을 때 많은 돈을 받기 때문에 세금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봉 지불 유예는 오타니가 다저스 구단에 먼저 제안했다. 향후 다저스가 사치세 부담을 덜고 우승을 위한 지속적인 전력 보강에 나설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2018년 LA 에인절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오타니는 한 번도 가을 야구를 경험하지 못했다. 앞서 오타니는 2016년 일본프로야구 닛폰햄 파이터스에서 일본시리즈 우승, 지난 3월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빅리그에선 투타를 겸업하며 빼어난 실력을 자랑하고도 월드시리즈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다저스는 월드시리즈 우승이 목표인 오타니에게 맞춤형 구단. 내셔널리그를 대표하는 명문인 다저스는 매년 월드시리즈 우승 후보로 꼽힌다. 클레이턴 커쇼, 베츠, 프레디 프리먼 등 빅리그 슈퍼스타들을 다수 보유했고, 최근 11년 연속 가을 무대에 진출했다. 2020년엔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디애슬레틱은 “이 계약은 다저스의 현금 운용에 유연성을 더해준다. 이에 다저스는 일본인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영입 경쟁에서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