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통화중 실시간 통역… SKT·삼성 ‘양보없는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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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에이닷 통역콜’출시
4개 언어… 통역대기 2.3초

삼성, 갤24에 기능장착 예정
별도 앱 필요없고 보안 강점

인공지능(AI)이 휴대전화 통화 내용을 실시간으로 통역해주는 시대가 빠른 속도로 열리고 있다. 국내외 기업들이 실시간 통역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면서 관련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SK텔레콤은 ‘클라우드’ 기반의 해당 서비스를 아이폰에 탑재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기기에 AI를 장착하는 ‘온디바이스’ 기반으로 통화 통역 기능을 탑재한 갤럭시S24 시리즈를 다음 달 공개할 방침이다. 해외에선 지난 2021년 호주 통신사인 옵터스가 실시간 통화 통역 서비스를 발 빠르게 선보인 바 있다.

SK텔레콤은 아이폰 사용자의 국내 통화에 한해 ‘에이닷 통역콜’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14일 밝혔다. 실시간 통화 통역 서비스가 국내에서 공개된 건 처음이다. SK텔레콤 AI 앱 ‘에이닷’에서 ‘통역콜’(사진) 아이콘을 누르면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중 원하는 언어로 통역이 이뤄진다. 일본어를 중국어로 변환하는 등 언어 4종의 상호 통역도 가능하다. 통화 연결 시 수신자에게 “잠시만요, 지금부터 통역을 위해 통화내용이 번역기로 전달됩니다”라는 안내가 전달된 뒤 실시간 통역이 진행된다. SK텔레콤 측은 한국어가 서툰 국내 거주 외국인에게 유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에이닷 통역콜에는 SK텔레콤의 자체 AI와 네이버의 자체 AI 통번역기 ‘파파고’의 기술이 접목됐다. SK텔레콤은 iOS에 이어 해당 서비스의 안드로이드 버전도 준비하고 있으며, 10개국 이상 언어를 제공할 예정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순차 통역 대기 시간은 2.3~2.6초”라며 “아직 통화 내용 요약이나 녹음 기능은 제공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최근 온디바이스 AI를 탑재하는 갤럭시 스마트폰부터 실시간 통역 통화 ‘AI 라이브 통역 콜’ 기능을 포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통화 통역을 쓰기 위해 별도 앱을 설치할 필요가 없다”며 “통화 내용이 클라우드 등 외부로 새지 않아 보안 측면에서도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온디바이스는 클라우드 서비스에 견줘 ‘지연’이 발생할 가능성이 적다는 것도 강점”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형태의 실시간 통역 전화 출시는 세계에서 처음이다. 지원 언어는 4종보다 많을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옵터스는 통화 통역 서비스 ‘보이스 지니’를 지난 2019년 시연했다. 이후 2021년 구글 클라우드 기술을 도입한 ‘통화 통역’(Call Translate) 서비스를 정식 출시했으며 현재 아랍어, 영어, 필리핀어, 불어 등 19개국의 언어의 통화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매트 윌리엄스 옵터스 전무는 “호주에 있는 사람이나 해외에 살고 있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다른 언어로 통역하는 기능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예린 기자 yr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