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서 벗어나자” 전세계 목표 첫 명시… ‘퇴출’ 대신 ‘전환’ 논란도[10문10답]

  • 문화일보
  • 입력 2023-12-19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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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13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진행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에서 최종 합의문이 발표되자 술탄 아흐메드 알자베르(왼쪽 다섯 번째) 의장 등 COP28 관계자들이 일어나 박수를 치고 있다. 신화통신 연합뉴스



■ 10문10답 - 유엔기후총회 합의 의미

두바이서 COP28 합의안 마련
‘화석연료의 전환’ 21쪽에 걸쳐
재생에너지·탄소포집저장 확대

10년내 脫화석 위한 행동 시작
2030년 닥치기전에 방향 제시

산유국·中 등 ‘퇴출’에 거부감
결국 화석을 ‘과도기 연료’로
기후단체 등은 합의문에 불만

‘개도국 피해기금’ 출범 성과도
EU·UAE·美 등 7억달러 약속


기후 위기에 전 세계가 머리를 맞댄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가 지난 13일(현지시간) 폐막했다. 이번 총회에서는 진통 끝에 2030년까지 ‘화석연료로부터 멀어지는 전환’을 가속한다는 합의안이 마련됐다. ‘퇴출’ 대신 ‘전환’으로 약화했지만 1995년 COP 총회 시작 이후 처음으로 국제사회가 화석연료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COP28 합의의 의미와 쟁점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해봤다.

1. 유엔기후협약 당사국 총회(COP)란

세계 각국이 머리를 맞대고 막대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방안을 논의하는 유일한 공식 국제외교회의이다. 국제사회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355ppm까지 상승하는 등 기후위기에 대한 위기의식이 커지자 처음으로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유엔 환경개발회의를 열어 기후변화 대응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당사국들은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을 맺었다. △각국의 온실가스 배출·흡수 현황에 대한 국가통계 및 정책이행에 관한 국가보고서 작성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한 국내 정책 수립·시행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권고 등이 주요 내용이다. 또 협약 이행을 검토하고 이에 필요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 매년 회의를 개최하기로 한다. 첫 번째 COP는 1995년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됐으며, 2020년 코로나19로 개최되지 못한 것을 빼고는 매해 열리고 있다. 참여국은 197개국에 이른다.

2. COP28의 주요 합의 내용은

COP28은 최종 합의문에 화석연료에서 벗어나겠다는 전 지구적 목표를 처음 명시했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COP28은 폐막일을 넘긴 13일 화석연료에서 ‘멀어지는 전환’이라는 표현을 처음으로 합의문에 포함했다. 이에 대해 술탄 아흐메드 알자베르 COP28 의장은 “기후 행동을 가속하는 역사적 패키지”라고 평가하며 이를 ‘UAE 컨센서스(합의)’라고 칭했다. 전체 196개 항으로 구성된 합의문(전 지구 이행점검 결정문)에서 핵심 조항은 제28항이다. 여기에는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 2030년까지 3배로 확대 △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CCUS) 등 탄소 감축 기술 가속 △화석연료 보조금 조기 폐지 등의 내용이 담겼다.

3. 화석연료로부터 전환 의미는

COP27까지는 화석연료 문제가 합의문에 들어가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회의에서 ‘감축’이라는 목표를 문서화했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진전을 이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당초 합의안에 포함됐던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 문구가 ‘화석연료의 단계적 전환’으로 수정돼 반발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화석연료는 이산화탄소 발생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21쪽 분량으로 작성된 이번 합의문에서 ‘화석연료(fossil fuels)’란 용어는 단 두 차례만 쓰였고, ‘석유(oil)’란 단어는 아예 쓰이지 않았다.

4. 전환 시기는 언제

이번 COP28에서 당사국들은 2050년까지 넷제로(탄소 순배출량 0인 상태)를 달성하기 위해 10년 안에 탈화석연료 전환을 위한 행동을 시작하기로 했다. 막연하게 2050년쯤으로 썼던 것을 ‘10년 안’으로 명시했다. 2030년이 되기도 전에 지구 평균기온 상승이 1.5도를 초과할 확률이 절반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2030년이 닥치기 전에 전환을 가속해야 한다는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다.

처음 1.5도 이내로 제한하자고 합의한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 이후 이를 위한 구체적 행동과 계획이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합의는 각국에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를 지시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다만 각국이 재생에너지 생산량 증대와 탄소 감축 기술 도입 등 어떻게 이 약속을 이행해나갈 것인가가 또 다른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5. 단계적 퇴출 단어가 빠진 이유는

최대 관심사였던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이 최종합의에서 빠진 배경에는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 산유국의 의중이 반영된 때문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COP28에 참석한 회원국 대표에게 화석연료가 표적이 되는 문구가 담기는 합의는 적극 거부하라는 서한을 보내면서 공개적으로 ‘퇴출’에 반대했다.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중국, 인도 등 개발도상국도 화석연료 퇴출에 거부감을 느꼈다. 이들은 연료의 소비를 급격히 줄이기보다는 탄소 감축을 위한 신기술 개발 등으로 탄소 중립을 이루자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최종 합의문에는 대표적인 화석연료인 가스를 ‘과도기 연료’로 명시하고, 가스가 에너지 안보를 담보하는 과도기적 역할을 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기후 단체 등의 반발을 사고 있다.

6. 주요 탄소 배출국 배출량은

국제 공동연구단체인 ‘글로벌 카본(탄소) 프로젝트’(GCP)에 따르면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 1위는 중국이다. 중국은 2022년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30.7%를 차지하고 있다. 그 뒤로 미국(13.6%), 인도(7.6%), 유럽연합(EU·7.4%), 러시아(4.4%) 순이었다. 올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409억t으로 전망됐다. 이 가운데 주요 원인인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로 인한 이산화탄소배출량은 지난해보다 1.1%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368억t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올해 화석연료로 인한 중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지난해보다 4% 증가한 11.85기가이산화탄소t(GtCO2)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2위는 미국으로 지난해보다 3% 줄어든 4.90GtCO2을 배출할 것으로 분석됐다. 3위는 인도로 3.06GtCO2을 배출할 것으로 추산됐다. 전년보다 8.2% 늘어난 것으로 주요국 중 증가 규모(증가율)가 가장 컸다. 4위는 EU로 배출량이 7.4% 줄면서 2.56GtCO2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기후운동가들이 지난 12일 COP28이 열린 두바이 행사장 앞에서 ‘더 이상 화석연료는 안 된다’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화석연료 퇴출을 촉구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7. 군소 도서국과 환경단체 평가

카리브해, 태평양, 인도양 등에 위치한 군소 도서국들은 이번 COP28 합의문에 불만을 표출 중이다. 기후 위기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실존적 위기에 처해 있어 강력한 이행 방안을 촉구했지만 합의 내용이 이에 못 미친다는 것이다. 군소도서국가연합(AOSIS)을 이끈 사모아의 안느 라스무센 수석대표는 합의문에 대해 “우리의 행동에 급진적인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늘 그랬듯이 (화석연료) 비즈니스에 밀려 점진적인 진전만이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세계자연기금(WWF)의 기후변화 전문가 스테판 코넬리우스 박사도 합의안의 문구를 두고 “화석연료에 대한 표현이 초안보다는 크게 개선됐으나, 석탄·석유·가스의 단계적 퇴출을 촉구하는 데는 여전히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미국 비영리단체 생물다양성센터의 진 수 에너지정의국장은 “화석연료 생산국들이 곳곳에 산재한 허점을 악용해 계속 생산량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8. 개도국 지원안을 마련했는데

이번 회의에서 기후 위기에 직면한 개발도상국을 돕기 위한 ‘기후 손실과 피해 기금’이 출범했다는 점은 성과로 꼽힌다. 산업혁명 이후 화석연료 사용량이 많았던 선진국의 책임을 명시하고, 홍수·폭우 등 기후위기 피해가 큰 개도국에 대한 지원을 국제사회가 합의한 것이다.

수십 년간 공전하던 기금 조성은 COP28 개막 첫날 합의가 됐다. EU가 1억4500만 달러(약 1880억 원), UAE와 독일이 각각 1억 달러를 내기로 했고, 미국(1750만 달러)과 영국(7580만 달러), 일본(1000만 달러) 등도 출연을 약속했다. EU와 별개로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각각 1억800만 달러, 덴마크 5000만 달러, 노르웨이는 2500만 달러를 출연하기로 했다. 약정한 금액까지 합치면 현재까지 모인 금액은 7억4000만 달러에 달한다. 다만 아직 추산 필요액 4000억 달러에는 크게 못 미쳐 향후 배분을 놓고 선진국 간 마찰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9. 파리협약 등이 정한 전 세계 목표는

국제사회는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을 통해 2100년까지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이내, 나아가 1.5도 이하로 억제하기로 결의했다. 이를 위해 전 지구적 이산화탄소 배출을 2019년 기준으로 2030년까지 43%, 2035년까지 60% 감축해야 하며, 2025년 이전에 배출 정점에 도달해 2050년에는 탄소중립(이산화탄소 배출량 0)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각국은 이를 위해 이산화탄소 감축 목표를 제시하고 실행준수를 감독받았다. 당사국들은 이번 COP28에서도 파리협약 채택 이후 최초로 실시된 전지구적 이행점검(GST)을 통해 ‘지구 온도 상승 억제 1.5도 목표 달성을 위한 2050 탄소중립 이행’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10. 목표치 달성 가능성

국제사회가 합의한 이산화탄소 감축 공약으로는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을 1.5도 이내로 제한하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각국이 지금까지 합의한 에너지 관련 공약을 충실히 이행하더라도 오는 2030년 전 세계 에너지 관련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분은 이산화탄소로 환산했을 때 약 40억t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는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정해 놓은 이산화탄소 감축 목표치의 3분의 1에 불과한 양이다.

이에 1.5도 제한선은 내년에 뚫릴 가능성이 높아 사실상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기상청은 지난 8일 지구 온도 전망에서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사상 가장 더운 해가 되면서 내년 지구 평균온도가 처음으로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으로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달 17일에는 일시적이기는 하나 관측 사상 처음으로 지구 기온이 산업화 이전 평균 대비 2.06도를 넘어서기도 했다.

황혜진·이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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