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어뢰 ‘홍상어’ 등 화력증강… 北피격 아픔 딛고 뜬 서해수호신[10문10답]

  • 문화일보
  • 입력 2024-01-02 09:01
  • 업데이트 2024-01-02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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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23일 작전 배치된 신형 호위함 천안함(FFG-826)의 승조원들이 거수경례를 하는 가운데 천안함이 서해 바다를 힘차게 항해하고 있다. 해군 제공



■ 10문10답 - 13년만에 임무수행 돌입 천안함

3년간 건조 뒤 작년 5월 취역
함정성능 확인·전투력 평가 등
실전 방불케하는 고강도 훈련

1000t→2800t급 덩치 키우고
‘예인형선배열음탐기’로 적 탐지
‘전술함대지유도탄’까지 장착
대잠 공·방 능력 ‘업그레이드’

지금도 그치지 않는 가짜뉴스
생존 장병·유족들 PTSD 고통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북한 어뢰에 침몰된 뒤 인양 후 경기 평택 제2함대사령부 안보공원에 배치된 초계함 천안함(PCC-772·위 사진). 신형 호위함 천안함(FFG-826) 내 통로 벽에 마련된 천안함 피격 당시 산화한 46용사의 호국정신을 기리는 역사관(아래 사진). 해군 제공



지난 2010년 3월 26일 초계함 천안함(PCC-772)이 북한의 천인공노할 어뢰 공격에 피격된 지 13년 만인 2023년 12월 23일 전보다 훨씬 더 강력하고 잠수함 탐지·공격 능력이 보강된 최신형 천안함(FFG-826)이 해군의 주력 호위함으로 부활했다. 하늘나라에서 서해바다 수호신이 된 천안함 46용사와 새 천안함 장병들이 함께 서해바다를 지키게 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6일 부활한 새 천안함에 대해 “더 강해진 천안함이 압도적 힘에 의한 평화를 만드는 선봉장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면서 “국민과 함께 새 천안함 장병들을 힘껏 응원하겠다”고 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도 같은 날 평택 2함대사령부 46용사 추모비와 새 천안함을 방문한 자리에서 “서해 수호자로 돌아온 천안함은 이순신 함대 거북선과 같이 우리 군의 선봉장으로서, 적이 또다시 도발한다면 가차 없이 수장해 선배 전우들의 원한을 씻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서해 작전에 배치된 신형 천안함에 대해선 “대잠능력 등 이전보다 훨씬 보강된 첨단전투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적이 도발하면 다시는 그런 엄두를 내지 못하도록 ‘즉·강·끝’(즉각, 강력히, 끝까지) 원칙으로 응징해 적이 향후 수년간 완전히 전투능력을 상실하도록 초토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안함 피격에서부터 새 천안함 부활까지 전 과정을 살펴본다.

1. 초계함 천안함 피격

천안함 피격사건은 2010년 3월 26일 오후 9시 22분쯤 백령도 남서쪽 약 2.5㎞ 해상에서 경계작전 임무를 수행하던 해군 제2함대 소속 초계함 천안함이 북한 잠수정 어뢰 공격을 받아 침몰함으로써 승조원 104명 중 46명이 전사하고 58명이 구조된 사건이다. 구조작전 중 수중폭파팀(UDT) 요원 한주호 준위가 사망했다. 함체 인양 작전으로 4월 15일 함미가, 4월 25일에 함수가 인양돼 제2함대사령부로 각각 이송됐다. 해군은 함체 잔해물 탐색 및 인양 작전을 실시, 5월 15일에는 쌍끌이 저인망어선을 이용한 잔해물 수거작업을 통해 알루미늄 조각, 가스터빈 외에 결정적인 증거물인 어뢰 추진동력장치를 수거했다. 국내외 전문가로 구성된 합동조사단은 2010년 3월 30일부터 5월 20일까지 과학적인 조사를 실시, 천안함이 “북한제 어뢰에 의한 외부 수중폭발의 결과로 침몰했다”고 결론지었다.

2. 새 천안함 2020년 6월 건조 시작해 배치

신형 호위함 천안함은 2020년 6월 건조를 시작해 2023년 5월 취역(군함을 인수해 전투함정으로 편입) 후 7개월여 동안 실전과 같은 교육훈련과 강도 높은 작전 수행 평가 등을 거치며 전투수행 능력을 입증했다. ‘함정성능 확인’ ‘작전수행능력 평가’ ‘전투력 종합평가’ 등 3단계의 전력화 과정을 거쳤다. 전력화 기간 중 승조원들은 △함정의 모든 무기체계와 장비가 전투에서 최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점검·평가하고 △작전환경 숙달과 적 도발 유형별 전투수행 능력 구비를 위해 실전과 같은 훈련을 비롯해 △비상 상황에서 생존력을 높이는 손상통제훈련 등을 강도 높게 실시했다. 지난해 12월 19일과 20일에는 작전배치 검증 절차 최종 단계인 종합전투훈련을 실시했다. 종합전투훈련은 적의 동시다발적이고 복합적인 도발 상황을 부여해 24시간 동안 밤낮 구분 없이 연속으로 진행되는 전투수행훈련이다. 종합전투훈련 중 천안함 승조원들은 대잠전, 대함전, 대공전 등 동시 다발적인 복합전 대응훈련, 국지도발 대응훈련, 해양차단훈련, 유도탄 및 함포 발사 등 전투체계 팀워크 훈련, 손상통제, 투묘 및 양묘, 인명구조, 화생방 훈련 등 실전적이고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전투준비태세를 갖췄다고 해군은 설명했다. 그 결과, 작전배치 적합 판정을 받고 경기 평택 2함대사령부에 입항해 지난해 12월 23일부터 본격적인 서해수호 임무 수행에 돌입했다.

3. 신형 천안함 진수식

신형 호위함 천안함은 2021년 11월 9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당시 서욱 국방부 장관을 주빈으로 고 이상희 하사 부친인 이성우 천안함 유족회장 등 천안함(PCC-772) 전사자 유족들도 참석해 천안함 부활을 축하한 가운데 진수식을 가졌다. 호위함 천안함은 해군에서 운용 중이던 1500t급 호위함(FF)과 1000t급 초계함(PCC)을 대체하기 위해 건조됐다. FF(Frigate)는 프리깃함, PCC(Patrol Combat Corvette)는 초계함을 뜻한다. 옛 천안함과 같은 계열의 초계함은 대부분 퇴역하고 일부만 아직 운항 중이며 곧 퇴역을 앞두고 있다. 옛 천안함이 가스터빈, 디젤엔진을 사용한 데 비해 새 천안함은 가스터빈과 추진전동기를 배합한 하이브리드 형으로 진화했다. 새 천안함은 최고속력 30노트(시속 55㎞)에 해상작전헬기 1대를 탑재할 수 있다.

4. 신구 천안함 제원 및 무장

옛 초계함 천안함에 비해 신형 호위함 천안함은 덩치가 커지고 무장도 월등히 좋아졌다. 새 천안함은 해군이 구형 호위함과 초계함을 대체해 전력화 중인 신형 호위함 중 13번째 함정이다. 길이 88m, 폭 10m의 1000t급이던 옛 천안함에 비해 길이 122m, 폭 14m, 2800t급으로 덩치와 크기가 눈에 띄게 커졌다. 무장의 경우 옛 천안함은 76㎜/40㎜ 함포, 함대함유도탄뿐이었으나 새 천안함은 전술함대지유도탄, 장거리 대잠어뢰, 단거리함대공유도탄, 근접 방어무기, 5인치 함포 등이 탑재됐다. 또 한국형수직발사대(KVLS)로 발사하는 전술함대지유도탄·장거리 대잠어뢰·유도탄방어유도탄 등의 무장능력을 갖췄다. 천안함 피격의 아픔을 다시는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5. 새 천안함 대잠능력 강화

새 천안함은 북한 잠수정 탐지에 실패해 어뢰에 공격당한 과거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옛 천안함에 비해 대잠능력을 크게 강화했다. 옛 천안함이 선체고정음탐기(HMS·Hull Mounted Sonar)로 탐지 성능이 제한됐던 데 비해 새 천안함은 선체고정음탐기는 물론, 과거 천안함에는 없었던 예인형선배열음탐기(TASS·Towed Array Sonar System)를 탑재해 원거리에서도 잠수함을 탐지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했다. 무장의 경우 과거 천안함에는 없었던 장거리 대잠어뢰인 홍상어와 전술함대지유도탄을 탑재해 생존성이 보장된 가운데 원거리에서도 적 잠수함을 공격하는 것은 물론, 적 잠수함을 지휘하는 육상시설도 함정에서 직접 타격할 수 있다. 또 천안함 추진체계는 가스터빈과 추진전동기를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추진체계를 탑재해 수중방사소음을 줄임으로써 대잠 성능을 크게 향상시켰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해군 장병들이 지난해 12월 23일 경기 평택 제2함대사령부 군항 부두에 입항한 신형 호위함 천안함(FFG-826) 정박을 위해 홋줄을 걸고 있다. 해군 제공



6. 새 천안함 내부

신형 천안함 내부 통로 벽 한편에는 천안함 피격 당시 산화한 46용사의 이름과 피격 당시 상황 등이 표기된 공간도 마련됐다. 신형 천안함은 초계함에서 호위함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으나 46용사의 호국정신을 그대로 계승하기 위해 함정 내부에 46용사를 기리고자 그들의 이름이 새겨진 역사관을 조성한 것이다. 신형 호위함 천안함 승조원들은 이 벽 앞을 지날 때마다 의식처럼 46용사 이름을 되뇌며 작전에 임하리라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고 군은 전했다.

7. 유족 기증 천안함 기관총

신형 천안함엔 2011년 해군이 구입한 이른바 ‘3·26 기관총’ 18정 중 2정도 탑재됐다. 3·26 기관총 18정은 천안함 피격 당시 전사한 고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 씨가 아들의 사망보험금 1억 원과 각계각층이 낸 성금 898만여 원을 해군에 기부해 구입한 것이다. ‘3·26 기관총’ 이름은 천안함이 2010년 3월 26일 북한군 잠수정의 어뢰 공격으로 폭침했다는 사실을 영원히 기억하고자 기관총 이름에 날짜를 붙였다. 윤 씨는 “천안함이 새로 만들어져 다시 항구로 들어오는 장면을 봤는데 가슴이 벅차더라”라고 했다. 윤 씨는 “새 천안함 승조원들은 출동을 나가더라도 어떤 사고도 당하지 말고 아프지도 말길 바랍니다. 그저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바라는 마음, 그것 하나뿐입니다. 나처럼 자식 잃은 엄마가 또 생겨선 안 되니까요”라며 당부의 말을 전했다.

8. 신구 천안함 근무 장병

13년 전 초계함 천안함에서 근무했던 류지욱 중사가 신형 호위함으로 부활한 천안함 근무를 자원해 통신 부사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해군 관계자는 “46용사의 명예를 드높이고 싶어 했고 무엇보다 46용사를 대신해 반드시 되갚아주겠다는 (류 중사의) 뜻이 확고했다”고 전했다. 류 중사는 “최신예 호위함으로 부활한 천안함에 승함해서 2함대에 입항하니 하늘에서 바다를 지키고 있는 46명 전우의 곁으로 다시 돌아온 것 같다”며 “13년 전 완벽한 서해수호를 위해 다짐했던 순간을 가슴에 담고 적이 도발하면 반드시 응징해 전우들의 명예를 사수하겠다”고 말했다.

9. 천안함 함명은 3척

해군은 특별시·광역시와 도(道), 도청소재지, 시(市) 단위급 중소도시 지명을 호위함 함명으로 사용해온 함명 제정 원칙 등에 따라 2021년 3월 함명제정위원회를 거쳐 신형 호위함(FFX 배치-II) 7번함의 함명을 천안함으로 명명했다. 1번함(대구함), 2번함(경남함), 3번함(서울함), 4번함(동해함), 5번함(대전함), 6번함(포항함)에 이은 호위함 천안(天安)함은 제3대 천안함으로 이전에도 두 차례 사용됐던 함정명이다. 제1대 천안함은 1946년 미국으로부터 인수해 취역한 ‘상륙정 천안정(LCI-101)’으로 1953년에 퇴역했다. 제2대 천안함은 1988년에 취역한 초계함 천안함(PCC-772)으로 제1연평해전에 참전하는 등 서해를 수호하다 2010년 3월 26일 북한 잠수정이 발사한 어뢰에 피격돼 퇴역했다. 현재 선체는 해군 2함대 안보공원에 전시 중이다.

10. 천안함 가짜뉴스 13년째

피격 당시보다 더 강한 천안함이 부활했으나 망언 등 천안함 가짜뉴스는 13년째 그치지 않고 기승을 부려 생존 장병들과 유족들이 겪는 피해는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국민의힘 시민단체 선진화특별위원회의 천안함 피격사건 관련 조사 결과, 2010년 사건 발생부터 지난해 5월 말까지 총 279건의 가짜뉴스가 있었으며 그중 ‘천안함 사건이 북한 소행이 아니다’는 가짜뉴스가 전체의 65%인 총 181건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최근 몇 년 사이 전사자 부모님 중에는 암 투병으로 50∼60대 초반 젊은 나이에 4명이 돌아가셨고, 2명이 암 투병 중이다. 최근 수년간 유가족 중 9명이 비교적 젊은 나이에 작고했다. 가짜뉴스 등에 의한 정신적 스트레스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때문이다. 2018년 6월 한 언론 여론조사에서 이전 1년간 천안함 생존 장병 24명 중 절반인 12명이 ‘자살을 심각하게 생각해본 적 있다’고 했고, 그중 절반인 6명(25%)이 ‘실제 자살을 시도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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