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시장의 3배 규모… ‘시스템 반도체’ 도 강국 도약한다[ICT]

  • 문화일보
  • 입력 2024-01-08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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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내달 집중 투자·육성 방안 발표

글로벌 시장규모 3605억달러
메모리와 달리 경기흐름 안 타
국내 기업 점유율 고작 2~3%
중국·홍콩의 절반 수준에 그쳐

최근 특화단지 선정 등 기반해
시장 선도할 세부 계획 막바지


정부가 시스템 반도체 육성 전략을 내달 공개할 예정인 가운데,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이 고작 2∼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시스템 반도체 육성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월 중 시스템 반도체에 대한 투자·육성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할 방침이다. 반도체 시장은 크게는 우리나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강점을 보이는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로 나뉜다. 정보를 저장하는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디지털화한 전기적 데이터의 연산 및 제어·변환·가공 등의 처리기능을 수행하는 시스템 반도체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자율주행차 등의 핵심 부품으로 활용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전 세계 반도체 시장(5957억 달러)은 메모리 반도체가 약 24%(1440억 달러), 시스템 반도체가 약 61%(3605억 달러)로, 시스템 반도체 시장이 메모리 반도체의 약 3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가 분석한 시스템 반도체 국가별 시장 점유율은 우리나라가 3.0%로, 미국(70%)의 2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일본(5.6%)의 2분의 1 정도이자, 중국·홍콩(5.2%)의 2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는 반도체 설계자산(IP) 기업→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디자인하우스→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후공정으로 이뤄지는데, 국내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는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제외하고는 각 프로세스에서 대표 기업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 내의 한국 기업들은 IP 기업 중에서는 오픈엣지테크놀로지와 칩스앤미디어, 퀄리타스반도체 등이 있다. 팹리스로는 텔레칩스, 퓨리오사AI, 리벨리온, 사피온, 딥엑스 등이 손꼽히며 디자인하우스로는 에이직랜드, 에이디테크놀로지, 가온칩스가, 후공정 분야는 하나마이크론, SFA반도체 등이 있다. 기업 규모 면에서 대부분 스타트업 혹은 중소기업 수준에 그친다.

정부는 그간 시스템 반도체 분야 육성을 위해 고민해왔다. 정부는 2022년 12월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반도체·2차전지·디스플레이 등 첨단산업 단지를 공모해 모두 7곳을 선정했다. 그중 반도체특화단지로 선정된 곳은 경기 용인·평택시, 경북 구미시 등 3개 지역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3년도 글로벌 스타 팹리스 30 기술개발 지원사업’을 통해 글로벌 팹리스 육성을 위한 프로젝트로 스타 팹리스로 선정된 기업들의 연구·개발(R&D)을 지원하고, 시제품 제작 및 금융, 국내외 마케팅, 설계 인력 육성 등 반도체 지원 정책의 우대 기준을 적용했다. 또, 앞서 선정한 용인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2042년까지 조성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와 첨단 메모리 반도체 공장 5곳을 구축하고, 팹리스·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 최대 150곳이 입주해 한국의 반도체 생산 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파운드리 사업은 고객사인 팹리스들이 선택할 수 있는 충분한 반도체 IP 확보가 핵심 경쟁력이다. 지난해 6월 삼성전자는 IP 포트폴리오 강화를 선포하며 해외 유수의 IP 기업인 시높시스, 케이던스 및 우리나라의 오픈엣지테크놀로지 등과 협력을 통해 IP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 파운드리를 제치고 업계 2위 자리를 노리고 있는 인텔 파운드리 역시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 구축을 위한 움직임들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시스템 반도체 기업이 개발 및 생산을 위해서는 많은 프로세스에서 해외 기업과 협력해야 한다”며 “현재 국내 시스템 반도체는 반도체를 상업화하더라도 해외 의존도가 높아 한국 기업이 얻는 수익이 적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는 한 분야가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춘다고 하더라도 다른 분야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결국 완성도 있는 칩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해외 기업의 기술이나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같은 칩 제조사가 칩을 만들어 판매하더라도 상당 부분의 이익이 해외로 유출되고, 해외 기업은 그 수익으로 우수한 인재를 발굴해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며 “국내에선 큰 수익을 창출하기 어렵고, 우수 인력 영입의 어려움이 이어지는 등 악순환의 고리가 계속된다”고 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는 경기 흐름을 타기 때문에 메모리 반도체 시장 업황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시장 의존도가 큰 한국 경제가 출렁이기 쉽다. 지난해까지 업계가 힘든 시기를 보낸 것도 이 때문”이라며 “반면, 시스템 반도체는 메모리 반도체에 비해 업황에 크게 좌우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안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주 기자 sj@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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