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형식 아쉬웠던 尹 대담… ‘국민 관점 소통’ 강화해야[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4-02-0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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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기자회견을 대신한 7일 윤석열 대통령의 KBS 신년 대담은 내용과 형식에서 많은 아쉬움만 남겼다. 국민의 관점이 아니라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관점이 돋보였기 때문이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 백’ 논란에 대해 “아쉽다”는 표현으로 넘어갔다. 소통 부족 지적을 받아오던 윤 대통령이 모처럼 마련한 행사여서 기대가 컸던 국민이야말로 ‘아쉽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 제대로 된 질문과 진솔한 답변과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라도 국민 관점에서의 소통을 강화하기 바란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문제는, 윤 대통령과 국민 사이에 인식 차이라는 벽이 생긴 것 같은 느낌이다. 윤 대통령은 친북 목사 최모 씨가 김 여사에게 명품 백을 선물하면서 몰래 촬영한 것에 대해 “정치 공작”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문제라면 문제고, 좀 아쉽지 않나”라고 했다. 김 여사가 “물리치기 어렵지 않았나 생각이 되고, 좀 아쉬운 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불법과 부패에 추상이던 ‘검사 윤석열’‘대통령 윤석열’이 아니라, 아내 편을 들면서 대신 변명하는 남편이 됐다. 대통령 부인이 외부인에게 선물을 받는 장면이 국민 앞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김 여사가 직접 해명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국민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많이 아쉽다.

명품 백의 행방이나 처리 문제에 대한 억측을 잠재울 만한 구체적 언급도 없었다. 윤 대통령은 제2부속실 설치 문제에 “예방하는 데 별 도움이 안 된다”고도 했다. 그럴 수도 있겠지만 국민 앞에 어깃장 놓는 것으로 비친다. 지난 4일 녹화한 것을 7일 방영하면서 더 느슨해졌다.

그나마 의미 있는 부분은, 여당 당무 및 공천 불개입 입장을 공식화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참모 출신들에 대해 “특혜는 기대하지도 말고 공정하게 룰에 따라 뛰라”고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관훈토론회에서 윤 대통령과 공적·사적 관계가 깊지만, 대통령과 여당 책임자가 된 지금은 그런 관계가 끼어들 틈이 없다고 했다. 더 지켜봐야겠지만, 명품 백에 이어 공천이 두 사람 갈등의 2라운드가 될 것이라던 우려는 불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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