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경 3명 있는 사무실서 ‘훌렁’ 윗옷 벗은 해경 간부…법원 “징계 적법”

  • 문화일보
  • 입력 2024-02-12 21:50
프린트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상의 속옷만 입은 채 전화 통화…법원 "품위손상 행위"
직원이 원치 않았는데 강제 병가 조치도



여성 경찰관들과 함께 있는 사무실에서 윗옷을 벗어 해양경찰청 간부가 견책 처분을 받은 것은 적법하다는 판단이 나왔다. 법원은 "품위 손상 행위"라고 질타했다.

인천지법 행정1-1부(부장 이현석)는 해양경찰관 A 경정이 해경청장을 상대로 낸 견책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12일 밝혔다.

A 경정은 2021년 12월 인천 연수구 해경청 본관에서 열린 총경 승진 역량평가 면접이 끝난 뒤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와서는 갑자기 윗옷을 벗었다. 당시 사무실에는 여성 경찰관 3명도 함께 있었다.

다른 남성 경찰관이 "갑자기 옷을 왜 벗으시냐"고 물었지만, A 경정은 자신의 책상 앞에 서서 상의 속옷만 입은 채 전화 통화를 했다. 이를 본 한 여성 경찰관은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 외에도 A 경정은 같은 해 3월 건강 악화와 업무 부담으로 힘들어하던 여성 경찰관 B씨가 원하지 않는데도 사실상 강제로 병가를 쓰게 했다. A 경정은 "과장님 지시로 병가 조치하겠다"며 B씨에 일방적으로 통보했고, B씨는 기한이 정해져 있는 업무가 많다며 재택근무를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A 경정은 B씨의 의사를 무시하고 다른 직원에게 그의 병가를 대신 신청하라고 지시했고, 자신이 직접 결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경청은 2022년 4월 품위유지의무와 성실의무 위반 등으로 A 경정에게 경징계에 해당하는 견책 처분을 하면서 근무지를 바꾸는 전보 조치도 했다. 이에 A 경정은 "징계 자체도 지나치지만, 문책성 인사로 인해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갑자기 전보돼 사실상 이중 처벌을 받았다"며 3개월 뒤 해경청장을 상대로 행정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소송에서 "당시 급하게 옷을 갈아입어야 했는데 사무실 책상 앞에는 가림막이 설치돼 있었다"며 "마침 자리에서 일어난 다른 직원이 그 모습을 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병가 신청도 B씨의 묵시적인 동의에 따라 한 것"이라며 "권한을 이용한 강요로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법원은 당시 A 경정의 행위는 품위 손상에 해당하고, 그에 따른 견책 처분과 전보 인사도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고가 일한 사무실 인근에는 옷을 갈아입을 수 있는 화장실도 있었다"며 "품위 손상에 해당한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B씨 의사에 반해 병가를 가게 한 행위는 부당한 지시를 해서는 안 된다는 해경청 행동강령 위반으로 두 (비위) 행위 모두 징계양정 기준에 따르면 견책 이상"이라며 "원고가 받은 징계가 비례 원칙이나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은지 기자
이은지
주요뉴스
기사댓글
AD
count
AD
AD
AD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