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김대우 기자
지방자치법 시행령 개정으로 지방의원 의정활동비를 월 최대 50만 원 올릴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자 전국 지방의회들이 기다렸다는 듯 너도나도 의정활동비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지방의원 의정비는 의정활동비와 월정수당으로 구성된다. 월정수당의 경우 공무원 보수인상률을 적용해 매년 인상해 왔으나 의정활동비는 지난 2004년 광역의원 월 150만 원, 기초의원 월 110만 원으로 책정된 이후 지금까지 유지해 왔다. 지방의회들은 지난 20년간 묶여있던 의정활동비를 올려 지방의원 전문성을 살린다는 취지지만 세수감소로 지방자치단체마다 재정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적절치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4일 각 지자체 등에 따르면 광주시는 지난 8일 의정비심의위원회 1차 회의를 열어 월 150만 원인 의정활동비를 상한액인 200만 원 범위내에서 인상하기로 하고 시민 의견을 묻기 위해 오는 26일 공청회를 열기로 했다. 광주시의정비심의위는 공청회 결과를 토대로 오는 28일 2차 회의를 열어 인상 범위를 결정해 광주시의회에 통보할 계획이다. 시의회는 의정비심의위가 통보한 인상안을 조례로 최종 결정한다. 현재 대부분의 광역의회에서 상한액 최대치인 월 50만 원 인상을 추진하는 분위기여서 광주시의원 의정활동비도 최대폭 인상 가능성이 크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광주시의회 청사. 광주시의회 제공
전남도의정비심의위도 지난 8일부터 도 홈페이지를 통해 의정활동비 인상에 대한 도민 설문조사를 진행 중이다. 오는 22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설문 결과에 따라 의정활동비 최종 인상액을 결정한다. 이미 의정활동비 인상을 결정한 지방의회도 상당수다. 울산시의정비심의위는 지난 8일 2차 회의를 열어 월 150만 원인 시의원 의정활동비를 200만 원으로 올리기로 최종 결정했다. 앞서 경기도의정비심의위와 강원도의정비심의위 등도 같은 내용의 인상안을 결정하고 3월부터 인상된 의정활동비를 지급할 계획이다. 이 같은 의정활동비 인상 움직임은 광역·기초의회를 가리지 않고 전국적인 현상이다.
행정안전부가 지난해 12월 지방자치법 시행령을 개정해 의정활동비 상한액을 광역의원의 경우 월 150만 원에서 200만 원, 기초의원은 월 110만 원에서 150만 원으로 조정하며 족쇄를 풀자 각 지방의회가 앞 다퉈 의정활동비 인상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대부분의 지방의회에서 의정활동비 인상을 추진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행안부 지침에 따라 내달 13일까지 인상여부를 결정해야 올해 의정활동비를 소급적용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어 "지역 경제 상황을 고려하지 못한 과도한 의정활동비 인상은 의회 불신을 깊게 만들 뿐"이라며 "다수의 시민이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 인상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해 기준 의정활동비와 월정수당이 포함된 의원 1인당 의정비는 경기 6727만 원, 서울 6721만 원, 인천 6035만 원, 부산 6001만 원 등의 순이었고 세종이 5340만 원으로 가장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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