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어장 넓혔다지만… 야간항행 금지에 어민 실익 ‘無’

  • 문화일보
  • 입력 2024-02-29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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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어장 조업 15~18시간 필요
운항규제로 사실상 조업 불가능
어민들, 해수부 찾아 항의 집회


인천=지건태 기자 jus216@munhwa.com

정부가 지난 60년간 규제해온 서해 최북단 조업한계선을 조정, 여의도 3배 넓이의 어장을 넓혔는데도 소득 증대를 기대했던 어민들은 여전히 울상이다. 확장한 어장이 북한과 인접해 피랍과 월선 등 위험 요소가 있어 야간 항행을 엄격히 규제해 규제 완화 혜택을 거의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어업 현장 실상을 반영하지 못한 탁상행정의 또 하나의 사례로 남은 셈이다.

29일 인천과 경기 지역 어민들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서해 조업한계선 조정으로 8.2㎢ 규모의 어장이 늘어났지만 인천 소래 등 항·포구에서 신규 조업지까지 이동하는 데만 왕복 3∼5시간이 걸린다. 조업 후 다시 입항하는 시간을 고려하면 최소 15∼18시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일출 전과 일몰 후에는 항행을 할 수 없어 사실상 조업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더욱이 서해가 조수 간만의 차가 큰 점을 고려할 때 항행 시간을 획일적으로 규제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해양수산부는 조업한계선 조정에 따라 어선안전조업법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지난해 11월 인천과 경기 해역에서의 ‘일시적 조업 또는 항행 제한’ 조치를 장관 명의로 고시했다. 어장별로 3∼4월에서 11월까지 조업 기간과 조업 가능한 어종을 정하고 일몰 30분 전 출항지 입항, 야간 항행 금지 등을 명시했다. 이를 따르지 않으면 1차 경고가 주어지고 이후 면허 정지 등의 제재를 받는다.

조업한계선 조정으로 신설된 인천 강화군 창후·교동어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항포구 자체가 조업지까지 멀지는 않지만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어업지도선을 상시 배치해야만 조업할 수 있다. 하지만 강화군이 건조 중인 신규 어업지도선(5t 규모)은 이르면 올 연말에야 출항이 가능해 올해 이들 신규 어장에서의 조업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신영철 소래어촌계장은 “전시 상황도 아닌데 야간 조업과 항행을 못 하게 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해수부는 이런 점을 고려해 군·해경·지자체 등과 야간 항행 허용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건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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