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의 재래식 무기공격에도… 러 ‘핵 보복’ 명시

  • 문화일보
  • 입력 2024-02-29 11:57
  • 업데이트 2024-02-29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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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 핵무기 전략 기밀문서 유출

푸틴 “핵피격시 사용” 밝혔지만
영토 침범·국경지역 부대 패배
비행장·순양함 파괴시 핵 카드
중국 침략대비 핵공격 시나리오도


북한과 밀착을 가속화하며 군사적인 협력을 강화 중인 러시아가 기존에 밝혀 왔던 기준보다 낮은 핵무기 사용 기준을 마련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핵전쟁에 대한 위험 수위가 높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러시아는 그동안 핵 공격에 대한 보복 등에 핵을 사용하겠다고 밝혀 왔지만, 실제 군사 교리에는 재래식 무기를 사용하는 적에게도 핵무기로 대응한다는 원칙을 세워두고 있었다. 이에 최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일각에서 우크라이나 파병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 비춰 보면, 러시아의 핵 위험 수위는 더욱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러시아가 동맹이자 나토 회원국 사이에 위치한 벨라루스에 전술핵을 배치하고 있어 이러한 우려를 키운다.

28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그동안 밝혀온 핵 사용 조건은 ‘핵 공격에 대한 보복’과 ‘러시아 국가 존립 위협’ 등 두 가지다. 하지만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입수한 러시아 군사기밀 문서(2008~2014년)에 적시된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기준은 푸틴 대통령이 언급했던 기준보다 훨씬 낮다. 문서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적의 러시아 영토 상륙과 국경 지역 부대 패배, 재래식 무기를 사용한 적의 공격 임박의 경우 핵으로 반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러시아 전략 탄도미사일 장착 잠수함 20% 손실, 핵추진잠수함 20% 손실, 3척 이상의 순양함 손실, 3곳 이상의 비행장 피해, 해안 지휘 본부에 대한 동시다발적 공격 등에도 핵으로 대응하도록 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또 적대국 침략 억제, 공격 중단, 러시아 군대의 전투 패배나 영토 상실 방지 등 광범위한 목표를 위해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 나토 회원국 사이에서 불거진 우크라이나 파병론도 러시아의 핵 위험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해 나토 3개국과 국경을 맞댄 벨라루스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한 바 있다. 러시아가 해외에 핵무기를 배치하는 것은 해외 핵무기의 국내 이전이 완료된 1996년 이후 27년 만이었다. 벨라루스에 배치된 핵무기의 종류와 규모가 공개되지 않고 있으나, 러시아에 비해 미국의 유럽 내 전술 핵전력이 열세로 평가된다. 미국 정부는 러시아가 항공 투발용 폭탄과 단거리 미사일 탄두, 포탄을 포함해 약 2000기의 전술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반면 유럽에 배치된 미국의 전술핵무기는 약 100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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