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한 5개월 지난 주사 쓴 동물병원 의사…대법 “약사법 위반 아냐” 무죄 확정

  • 문화일보
  • 입력 2024-03-0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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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대법원 대법원. 연합뉴스



법원 "약사법상 ‘판매’와‘진료’는 달라…주사제 주사는 ‘진료’"


유효기한이 지난 주사제를 갖고 있다가 동물에 주사한 수의사를 약사법 위반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판단한 하급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현행법이 진료만 하는 동물병원과 진료와 의약품 판매를 둘 다 하는 동물병원을 구분해 규율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주사제를 진료에 사용하는 것을 판매하는 것과 동일하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이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는 약사법 위반 혐의로 재판 받은 수의사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지난달 8일 확정했다. 주심은 김선수 대법관이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약사법 위반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A 씨는 2021년 10월 유효기간이 5개월가량 지난 동물용 주사제를 병원 내에 보관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동물용 주사제 ‘킹벨린’을 병원에 저장·진열 하다가, 1회에 한해 6000원을 받고 주사한 혐의도 받았다.

검찰은 A씨에게 약사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현행 약사법은 동물용 의약품을 판매하는 동물병원이 유효기간이 지난 의약품을, 판매 목적으로 저장·진열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재판과정에서는 진료만 하는 동물병원 개설자가 진료에 쓸 목적으로 의약품을 보관했을 때 이를 ‘판매 목적으로 저장·진열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1심은 A 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죄질이 가벼운 점을 고려해 벌금 5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1심 재판부는 "수의사가 진료 과정에서 주사제를 직접 투약하고 돈을 받는 경우도 의약품 판매에 포함된다"고 판단했다.

반면 2심은 약사법 위반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진료만 하는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A 씨에게 판매 목적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진료 행위에 사용할 목적으로 유효기한이 경과한 주사제를 동물병원 내 조제 공간에 저장, 진열한 행위를 약사법이 정한 ‘판매를 목적으로 유효기간이 경과한 동물용 의약품을 저장·진열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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