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완전체’로 對러 방어선 완성… 亞·太 확장땐 中까지 봉쇄[10문10답]

  • 문화일보
  • 입력 2024-03-05 09:00
  • 업데이트 2024-03-05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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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가 지난달 26일 스톡홀름 정부청사에서 헝가리 의회의 스웨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안 가결에 환영의 뜻을 표하고 있다. AP 뉴시스



■ 10문10답 - ‘스웨덴 가입’으로 본 나토

핀란드 이어 스웨덴까지 가입
고틀란드섬 주축으로 러 포위
핵심 軍시설 칼리닌그라드 견제

러는 ‘전략핵’ 언급하며 반발
우크라까지 받아주기엔 부담

‘GDP 2% 이상’ 방위비 지출
올해도 13개국서 약속 못 지켜
트럼프 재집권땐 美 탈퇴 변수

‘中 야욕’ 차단시키고 싶은 美
韓·日·濠에 러브콜 계속할듯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그래픽=하안송 기자



스웨덴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처음 출범 당시 12개국이었던 나토 회원국은 이제 32개국으로 늘어나게 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200여 년간 중립국을 고수하던 스웨덴이 나토의 품에 안기면서 유럽은 민주주의 국가와 권위주의 국가 간의 신냉전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최일선 중 한 곳이 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 일각에서 제기되는 우크라이나 파병론에 대해 “전략 핵무기가 완전히 준비돼 있다”고 위협 수위를 높이며 나토 확장 움직임에 경계심을 더욱 높이고 있다. 스웨덴의 나토 가입 의미와 이에 따른 유럽 안보 지형 변화 등을 10문 10답을 통해 살펴본다.

1. 나토 창설 배경은

나토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북대서양조약을 기초로 창설된 집단방위기구다. 미국, 캐나다와 유럽 10개국 등 12개국이 1949년 4월 조약을 체결하면서 출범했다. 나토는 자체 군대를 보유하지 않지만, 회원국 간 군사 협력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큰 동맹군을 유지하고 있다. 나토의 창설 목적은 냉전 체제에서 소련을 중심으로 한 동구 사회주의권의 군사적 위협에 함께 대응하는 데 있다. 이는 나토 헌장 5조에 명시된 회원국에 대한 집단 방위로 표현된다. 1955년 서독이 나토에 가입하자 소련 등의 공산권 국가들은 나토에 대항해 ‘바르샤바조약기구’를 창설했다. 하지만 1991년 소련 해체로 냉전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바르샤바조약기구도 해체하게 된다. 나토는 구소련 국가들을 흡수하면서 몸집을 키웠지만 별다른 존재감을 드러내지는 못했다. 그러나 2022년 나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군사 동맹으로서의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2. 현재 나토 회원국은

현재 나토 회원국은 31개국이다. 최근에 스웨덴의 가입이 확정된 만큼, 일부 서류 절차 등을 끝내면 회원국의 수는 32개국으로 늘어난다. 나토는 1949년 4월 12개국으로 창설된 후 9차례의 회원국 추가 가입을 진행했다. 나토 회원국이 되려면 기존 회원국 전체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에 일부 회원국의 반대로 가입이 지연되는 일도 있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놀라 2022년 5월 나토에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는데, 핀란드는 지난해 4월 나토에 가입했다. 이에 반해 스웨덴은 기존 회원국인 튀르키예와 헝가리의 반대로 가입이 지연되다 지난달 26일 헝가리 의회의 비준으로 가입이 사실상 확정됐다. 나토는 회원국 외에도 파트너라고 불리는 40개국의 비회원 국가 및 국제기구와도 동맹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3. 나토의 이원화 체제 운영 이유는

나토는 사무총장과 군사령관 2개 체제로 운영된다. 각각 민간조직과 군사조직의 수장이다. 국가로 보면 군정(국방부 장관)과 군령(참모총장)으로 나뉜 것과 비슷한 구조다. 나토 사무총장의 경우 행정직 또는 외교직에 가깝다. 나토의 각종 협의와 의사결정을 조율하며 결정 사항을 집행할 책임을 진다. 나토 사무총장은 회원국들의 총의로 유럽 국가 출신 가운데에서 선출하는 것이 관행이다. 이와 달리 나토의 군사 최고직인 유럽 최고사령관은 미국이 맡는다. 이에 따라 나토 회원국들은 미군 대장에게 전시작전통제권을 위임하고 있다. 이는 미군이 연합작전 시 다른 국가들의 지휘를 받지 않는다는 ‘퍼싱 원칙’ 때문이다. 퍼싱 원칙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존 조지프 퍼싱 장군이 처음 제시한 것으로, 그의 이름에서 유래됐다.

4. 나토 조약 5조 내용과 발동 사례는

나토의 핵심가치로 여겨지는 집단 방위를 명시한 5조에는 ‘회원국 일방에 대한 무력 공격을 전체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필요할 땐 무력 사용을 포함한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 이에 따라 특정 회원국이 적의 군사적 공격에 노출되면 나머지 모든 회원국이 적에 대해 집단적 군사적 행동을 취하게 된다. 이러한 나토의 집단 방위 조약이 발휘된 건 2001년 9월 11일 미국 본토가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테러 조직인 알카에다에 공격당한 9·11테러 때가 유일하다. 나토 회원국들은 5조에 따라 미국이 빈 라덴을 지원하는 탈레반 정권 축출을 위해 시작한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했다.

5.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나토 불만 이유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재임 기간은 물론 이번 대선 기간에도 수차례 나토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불만을 표시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나토 회원국 중 상당수가 약속한 국내총생산(GDP) 2%에 해당하는 방위비 지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유럽 방위를 위해 많은 군사 비용을 감당하고 있는데 유럽 국가들은 미국의 우산 아래에서 안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유럽 국가들이 예산을 방위비에 쓰지 않고 복지 비용 등에 사용하면서 미국 시민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에 방위비 지출 약속을 지키지 않는 국가들을 ‘무임승차자’로 규정하고 재집권 시 이들 국가는 조약 5조에서 제외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미국이 나토에서 탈퇴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 지난달 26일 헝가리 의회가 부다페스트에서 스웨덴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안을 비준하고 있다. 2. 지난달 2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모스크바에서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3. 지난 3일 우크라이나 포병들이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전선에서 러시아 진지를 향해 박격포를 발사하고 있다. 4. 지난달 26일 튀르키예 해군 소속 헬리콥터와 잠수함 등이 이탈리아 남부 카타니아 해역에서 나토의 ‘다이내믹 만타 24’ 훈련에 참가해 작전을 펼치고 있다. AP 연합뉴스 뉴시스



6. 나토 방위비 증액 약속 지켜질까

유럽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이 현실화되자 부랴부랴 국방비 증액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나토 유럽 회원국 중 아직 GDP 대비 2%를 달성하지 못한 국가가 적지 않아 방위비 증액 약속이 언제 이뤄질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지난해 나토 회원국 중에서 해당 목표를 충족한 나라는 미국과 영국, 폴란드, 그리스 등 11개국이었다. 하지만 유럽 주요국인 독일(1.57%), 프랑스(1.90%) 등은 아직 기준치에 미달하고 있다. 나토 31개 회원국 중 18개국은 올해 나토 방위비 지출 목표인 ‘GDP 대비 2%’ 이상을 방위비로 지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도 13개국이 목표치에 미달하는 셈이다.

7. 스웨덴 나토 가입 이유와 영향은

200년간 군사적 중립국을 표방하던 스웨덴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즉시 나토 가입을 추진했다. 확실한 군사 동맹이 지역 안보 위험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는 판단에서다. 같은 이유로 중립국이던 핀란드도 지난해 4월 나토에 합류했다. 스웨덴 가입에 따라 향후 나토는 발트해 중앙에 있는 스웨덴의 고틀란드섬을 주축으로 러시아 위협에 맞선 방어선을 재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고틀란드섬은 발트해 연안의 러시아 역외영토인 칼리닌그라드와 러시아 본토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동시에 견제할 수 있는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 칼리닌그라드는 러시아의 핵심 군사기지로 꼽히며, 러시아가 핵무기를 배치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곳이다. 또 스웨덴의 나토 가입으로 러시아의 북극해와 북대서양 전략을 통제하는 것도 더욱 수월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8. 러시아는 나토 동진에 민감한데

미국과 유럽은 1990년 소련과 독일 통일 및 소련군 철수 등을 논의하면서 “나토 동진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약속과 달리 1991년 소련 해체 후 발트 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등 구소련 국가들이 잇따라 나토에 가입하면서 나토의 동진이 이뤄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는 나토 동진에 대한 경계심도 영향을 미쳤다. 푸틴 대통령은 2017년 미국 영화감독 올리버 스톤과의 인터뷰에서 “(미하일) 고르바초프(소련 서기장)가 미국과 협상하면서 독일 통일 후 더 이상의 나토 동진은 없을 것이란 미국 측의 말만 믿고 그 발언을 문서화하지 않은 것은 실수였다”고 비판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정치에서는 모든 것을 문서화할 필요가 있다. 심지어 문서화된 것들도 위반하는데 고르바초프는 그냥 (미국 측의) 말만 듣고 모든 것이 해결됐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9.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가능성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지속적인 요청에도 나토가 우크라이나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자칫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분쟁이 러시아와 미국·유럽 국가들의 분쟁으로 번지면서 유럽 전역이 전화에 휩싸일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해외 주요 외신들은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할 경우 푸틴 대통령이 즉각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전술핵으로 공격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러시아는 미국과 함께 최대 핵무기 보유국이다. 러시아와의 직접적 교전은 자칫 핵무기 사용을 포함한 대규모 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 지난해 7월 나토 회원국들은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미래는 나토에 있다”면서도 나토 가입을 위한 구체적인 일정표를 우크라이나 측에 제시하지 않았다.

10. 나토의 아시아·태평양 확장 배경은

나토는 최근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세력 확장에 나서고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르면 올해 일본 도쿄(東京)에 나토 사무소를 개설하겠다고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에서 한국과 일본, 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민주주의 국가들의 도움이 필요해진 동시에 중국의 대만 침략 가능성 등 세력 확장을 막고자 하는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의 요구가 일치한 때문이다. 특히 나토의 중심국인 미국이 외교·군사·경제 정책의 1순위를 중국 견제에 두는 점도 고려한 것이다. 나토는 지난 2022년 전략 개념에 ‘중국이 규칙 기반 국제 질서에 체계적 도전을 제기한다’라고 경고를 담고, 지난해 해당 정책을 더 세분화시켰다. 지난해에는 중국을 의식한 프랑스·독일 등의 만류로 주춤했지만, 올해 나토의 아시아·태평양으로의 확장 시도는 계속될 예정이다.

이현욱·김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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