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돌봄 외국인 ‘최저임금 차등 입법’ 불가피하다[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4-03-05 11:43
  • 업데이트 2024-03-05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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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인력 도입 확대는 초미의 과제다. 그러나 인권·차별 문제 등 해결해야 할 쟁점이 수두룩하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5일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함께 개최한 ‘노동시장 구조 변화와 대응 방안’ 주제의 세미나에서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외국인 가사 도우미와 돌봄 인력에 최저임금 차등 적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돌봄 부담을 줄여줘야 여성 고용이 늘어나고, 그러잖으면 GDP의 2.1∼3.6%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국내 최고 싱크탱크가 이런 고언을 한 것은 용기 있는 일이다.

 오는 6월부터 필리핀 출신 가사 도우미 100명이 6개월간 서울에서 시범사업에 참여한다. 문제는 월 200만 원의 부담스러운 비용이다. 국제노동기구(ILO)의 차별금지협약에 따라 국내 근로자와 똑같은 최저임금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간호·간병도 마찬가지다. 더불어민주당이 총선 1호 공약으로 간병비 급여화를 내걸었고, 정부와 국민의힘도 ‘2027년 간병비 급여화’로 맞불을 놓았다. 하지만 현재 하루 2만 원만 내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시행률이 28.9%에 불과할 만큼 만성적인 공급 부족 상황이다. 개인 간병인의 하루 일당 평균 12만1600원보다 훨씬 싸기 때문이다. 만약 여야 공약대로 간병비를 전면 급여화할 경우 연간 최대 15조 원이 필요하다. 돌봄 인력 자체도 2032년 38만∼71만 명 부족할 전망이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마이클 크레이머 미국 시카고대 교수는 지난해 “한국도 싱가포르·홍콩처럼 외국 인력을 저렴한 비용으로 고용해야 저출산 문제 해결에 긍정적 효과를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1년 전 그런 취지의 가사근로자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이틀 만에 철회될 정도로 노동계와 인권 단체 반발은 여전하다. 그러나 가사·돌봄 외국인 확대는 불가피하고 최저 임금을 차등 적용해 비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 시간문제일 뿐 피할 수 없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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