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른 거물’ CATL 쩡위췬… 전기차 배터리 ‘한우물’로 일본 제치고 1위 올라[Leadership]

  • 문화일보
  • 입력 2024-03-11 09:05
  • 업데이트 2024-03-11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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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adership

왕촨푸와 함께 中신산업 이끌어


쩡위췬(曾毓群·56·사진) CATL 회장은 왕촨푸(王傳福) 비야디(BYD) 회장과 함께 세계 배터리 업계의 양대 거물로 꼽힌다. 지난해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두 회사의 점유율은 절반가량이었는데, 특히 쩡 회장이 이끄는 CATL은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압도적인 1위(36.8%)를 달리고 있다. 배터리부터 완성차 제조를 위한 전체 밸류체인을 구축한 왕 회장과 달리 쩡 회장은 배터리 한 우물에 올인하는 승부사적 기질을 보여왔다.

쩡 회장의 승부사적 기질을 보여주는 이야기가 있다. 쩡 회장이 과거 근무하던 한 사무실에는 ‘도성견강(賭性堅强·승부사 기질이 사람을 강하게 만든다)’이라는 서화가 벽에 걸려 있었는데 이를 본 한 지인이 “보통 노력만이 살길이라는 문구를 걸어놓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에 쩡 회장은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노력은 체력이면 되지만, 승부는 머리로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냉철하고 빠른 판단력으로 승부수를 던지는 쩡 회장의 성격이 ‘배터리 대왕’으로 등극할 수 있었던 비결인 셈이다. 실제 쩡 회장은 자체 발명한 배터리 관련 특허만 12건에 달할 정도로, 배터리 분야에 승부를 걸어 왔다.

승부사 기질이 강한 쩡 회장은 1968년 중국 남부의 푸젠(福建)성 소도시 닝더(寧德)의 가난한 농민 가정에서 태어났다. 어려운 집안 형편과 힘든 농사일을 보고 자란 그는 공부에만 매진했다. 그는 열일곱 살이라는 나이에 뛰어난 성적으로 명문 상하이(上海)교통대에 입학하고, 중국과학원 물리연구소에서 박사학위까지 취득했다. 이후 쩡 회장은 1999년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에서 휴대폰에 들어가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만드는 ATL이라는 회사를 공동 창업하며, 처음으로 배터리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기술 수준과 생산성에서 일본 기업과 경쟁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쩡 회장은 원통형·각형 배터리 위주인 일본 기업과 차별화하기 위해 파우치형 배터리로 승부를 보기로 다짐했다. 파우치형 배터리는 상대적으로 내부 공간의 효율성이 높고 에너지 보관 밀도가 크며, 자유롭게 구부리거나 접을 수 있다. 쩡 회장은 곧바로 미국 벨연구소에서 거금을 들여 파우치형 배터리 관련 특허권을 사들였다. 하지만 상업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충전과 방전을 되풀이하면 파우치가 부풀어 오르는 치명적인 약점이 발견된 것이다. 회사 자본의 절반인 125만 달러(약 16억 원) 이상을 투자해 쪼들리던 쩡 회장은 스스로 연구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전해액 성분 배합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이 덕에 ATL은 파우치형 배터리 특허 기술을 사들인 20여 개 기업 중 유일하게 상업화에 성공한 기업이 됐다. 그 결과 ATL은 2004년 세계적 기업인 애플에 배터리를 납품하기 시작했다.

쩡 회장은 2011년 ATL로부터 독립해 전기차 배터리 기업인 CATL을 세웠다. 글로벌 탄소중립 기조 속에 각광받는 전기차 시장으로 시선을 돌린 것이다. 기회는 바로 찾아왔다. 애플에 배터리를 공급한 쩡 회장의 이력을 높게 평가했던 BMW가 그에게 중국 시장에 출시할 전기차용 배터리 공동 개발을 제안한 것이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면서 CATL은 대규모 배터리 공급 계약을 따내게 됐고, CATL은 2017년 일본 파나소닉을 제치고 세계 전기차 배터리 기업 1위에 올라서게 됐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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