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음주폭행… 경찰청장 특별경보도 소용없는 ‘경찰 비위’

강서경찰서 경장 폭행혐의로 입건

경찰, 비위 당사자뿐 아니라
상급자·지휘관도 문책 추진

최근 현직 경찰의 잇따른 비위에 경찰청이 ‘특별 경보’를 발령하며 경고했지만, 경찰관이 음주 후 시민을 폭행하는 사건도 또다시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은 유사한 사건이 계속 발생하면서 추후 대대적 감찰을 통해 비위 대상자는 물론 상급자 등 지휘관까지 책임을 묻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강서경찰서 소속 A 경장을 폭행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A 경장은 전날 오전 3시쯤 영등포구 한 술집에서 술에 취해 옆 테이블에 앉아 있던 시민과 시비가 붙어 시민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서울에선 최근 이처럼 음주 폭행을 벌이거나 미성년자 성매매를 하는 등 경찰관의 비위가 잇따르면서 기강 해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7일에는 강동경찰서의 한 지구대 순경이 경기 성남시 중원구의 한 아파트 입구에서 술에 취해 자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동료 경찰을 폭행한 혐의(공무집행방해)로 입건됐다. 지난달 29일에도 강북경찰서 지구대 소속 경사가 불법 성매매를 한 혐의로 적발됐고 같은 달 6일엔 서울경찰청 기동단 소속의 한 경장이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맺고 이를 불법 촬영한 혐의로 신고됐다.

이에 경찰청은 이 같은 비위에 대해 엄중 처벌을 예고했지만 현장에서 전혀 먹혀들지 않는 모양새다.

앞서 7일 윤희근 경찰청장은 전국 18개 시도경찰청장과 일선 경찰서장을 모두 화상으로 불러 모은 지휘관 회의에서 ‘의무위반 근절 특별경보’를 발령한 바 있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도 11일 이탈 행위가 재발할 경우 경찰서장을 포함한 관리자들에 대해 징계를 포함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향후 대대적 감찰을 진행해 비위 당사자뿐 아니라 일차적 상급자를 포함해 지휘관까지도 엄중 징계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서울경찰청 35기동대장은 소속 직원에 대한 관리 소홀 책임으로 대기발령 조치됐다. 앞서 9일 서울청 35기동단 소속 B 경위가 술에 취해 음주 시비 폭행을 벌인 데 따른 것이다.

이날 김수환 경찰청 차장은 정례기자간담회에서 “총선을 앞두고 있고 의료인 집단행동으로 인해 (시민들의) 안전이 위협받는 엄중한 시기에 경찰의 일탈 행위로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면서 “만약 직원에 대한 관리가 소홀했다면 비위 행위자뿐 아니라 1차 책임자와 지휘관에 대해서까지도 엄중 문책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찰청은 오는 22일 윤 청장을 포함해 지휘부들이 경찰대학에서 예정돼 있는 워크숍을 통해 경찰관들의 비위 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할 방침이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