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러 동결자산 수익금’ 7월부터 우크라 군사지원 계획

연간 4조원 수익… 활용 제안
신속 진행땐 7월부터 이전가능

美 “군사지원 패키지 곧 갈것”

유럽연합(EU)이 역내에 동결한 러시아 자산의 수익금 4조 원을 이르면 7월부터 우크라이나 군사 기금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5선 확정 이후 날로 높아져 가는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20일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와 주제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27개국 회원국을 대표하는 이사회에 동결자산 운용 연간 수익금인 25억∼30억 유로(약 4조3600억 원)를 우크라이나 지원금으로 활용하자고 공식 제안했다. 집행위가 언급한 수익금은 동결된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을 EU 중앙예탁기관(CSD)이 재투자 등으로 운용하는 과정에서 생긴 ‘2차 수익’을 말한다. 현재 EU 내에 동결된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은 2100억 유로로 대부분은 벨기에에 있는 예탁기관인 유로클리어가 보유하고 있다. EU는 구체적으로 수익금 약 90%를 우크라이나 무기 구매 대금을 지원하기 위한 유럽평화기금(EPF)으로 이전하고, 나머지 10%는 우크라이나 복구·재건 비용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EU 고위 당국자는 이날 “승인 절차가 신속히 진행되면, 오는 7월에 첫 번째 수익 이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구상이 실행되려면 EU 27개 회원국 모두가 동의해야 한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찾아 미국의 군사 지원 패키지가 “우크라이나에 당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를 위한 지원 패키지에 대해 하원에서 강력한 초당적 지지를 얻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유엔 우크라이나 인권감시단(HRMMU)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지에 대한 첫 종합 보고서를 발표하고, 지난해까지 우크라이나인 687명이 러시아 당국에 의해 자의적으로 구금됐다고 밝혔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