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3년’-이숭용 ‘2년’-이범호 ‘1년’…신임 사령탑 3인방, ‘눈길’을 끈 출사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22일 서울시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 신한 쏠(SOL)뱅크 KBO리그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10개구단 감독들.뉴시스

3년, 2년, 1년. 22일 서울시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 신한 쏠(SOL)뱅크 KBO리그 미디어데이에서 눈길을 끈 것은 올해 새 사령탑으로 부임한 김태형 롯데 감독, 이숭용 SSG 감독, 이범호 KIA 감독이었다.

사회자가 이들 신임 사령탑 3명에게 "우승 시점을 예상해달라"고 요청했고, 각자 대답이 달랐다. 김태형 감독은 "3년 안에 하겠다"고 했고, 이어 마이크를 넘겨 받은 이숭용 SSG 감독은 "2년"이라고 답했다. 두 사람 모두 자신의 계약 기간을 염두에 둔 대답. 김태형 감독은 롯데와 3년 계약을, 이숭용 감독은 2년 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지난 2월 KIA와 2년 계약을 맺은 이범호 감독은 "올 시즌 하겠다"고 대답했다. 장내엔 KIA 팬들의 환호성이 쏟아졌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KIA의 이범호 감독.뉴시스

10개 구단 감독 중 유일하게 1980년대 생인 이범호 감독의 패기가 돋보인 장면. 이 감독은 스프링캠프 기간 타격 코치에서 1군 사령탑으로 승격했다. 김종국 전 감독이 후원 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아 배임수재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해임됐기 때문. 올해 KIA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인 LG와 준우승팀인 KT와 함께 3강 후보로 꼽힌다. 1981년생으로 ‘막내 감독’인 이범호 감독은 "10개 구단 사령탑 중 내가 가장 늦게 취임했다. 지난해 이루지 못한 꿈을 올 시즌에는 이룰 수 있게 노력하겠다. 팬들을 위해 좋은 야구를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년 연속 두산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끈 김태형 감독은 2년 만에 다시 1군 현장 사령탑으로 복귀했다. 김태형 감독은 "가을야구를 목표로 열심히 준비했다. 롯데 팬들에게는 말보다 몸으로 보여드리겠다. 꼭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SSG가 지난겨울 김원형 전 감독을 경질하고 선택한 이숭용 감독은 "SSG가 5강 후보로 평가받지 않았는데 야구는 그런 예상이 빗나가기 때문에 재밌다. 올 시즌 우리의 저력을 보여주겠다"고 전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염경엽 LG 감독.뉴시스

신임 사령탑뿐 아니라, 나머지 7개 구단 감독들도 다부진 출사표를 밝혔다. 지난해 챔피언인 염경엽 LG 감독은 "고참 오지환, 임찬규, 김현수 등이 솔선수범해 후배들을 잘 이끌었고 시즌 준비가 어느 해보다 더 잘 됐다. 지난해 좋은 경험을 했다. 그 기쁨을 올 시즌도 누릴 수 있도록 한 경기씩 최선을 다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강철 KT 감독은 " 지난해 우리팀은 이름처럼 마법의 여정을 보냈다. 올해 팀 슬로건은 ‘위닝 KT’이다. 지난해 같은 시즌이 아닌 항상 이기는 야구로 다가가겠다. 유연하고 여유로운 시즌이 되도록 준비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

두 감독에겐 ‘반드시 이기고 싶은 팀’이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유쾌한 설전을 벌였다. 이강철 감독은 "여기서 이런 말씀을 드리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말하자면 꼭 LG한테는 이기고 싶다. 정규시즌부터 저희가 더 높은 승률을 기록하겠다"고 대답했다. 이에 염경엽 감독은 "KT가 우리를 뽑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도 KT가 최고의 라이벌이라 생각한다. 최선을 다해 정규시즌부터 기선제압하겠다"고 전했다.

지난해까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뛴 류현진을 보강한 한화의 최원호 감독은 "지난해 채은성, 올해 안치홍을 영입하고 류현진까지 돌아왔으니 올 시즌에는 꼭 한화 팬들과 가을야구를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올해 시범경기에서 무패(8승 1무) 행진을 벌인 이승엽 두산 감독은 "우리 팀 캐치프레이즈가 ‘247’이다. 우리 팬들이 24시간(하루), 7일(일주일) 내내 야구를 즐길 수 있게 ‘팬들을 만족시키는 야구’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아쉽게 탈락한 NC의 강인권 감독은 "올해는 가을 마지막 무대까지 팬들과 호흡하겠다"고 다짐했고, 올겨울 리그 정상급 마무리 김재윤과 임창민을 영입한 박진만 삼성 감독은 "지난해 우리가 역전패 38번 당했다. 올시즌은 삼성 경기가 있는 날에는, 지는 날보다 이기는 날이 많도록 잘 만들겠다. 삼성이 가을야구 갈 수 있도록 열심히 뛰어보겠다"고 말했다.

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메이저리그 진출과 안우진의 군입대 등으로 전력에 구멍이 생긴 홍원기 키움 감독은 "올해는 새 얼굴을 발굴하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정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