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애플 ‘수난시대’ 21일 뉴욕 맨해튼 소호 지역에 위치한 애플 매장 창문에 애플의 사과 로고가 붙어 있다. 이날 미국 법무부는 16개 주 법무장관과 공동으로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법 위반 소송을 제기했다. UPI 연합뉴스
■ 美 법무부 “경쟁 저해” 제소
“불법적 배타행위로 권력유지”
주가 4.09% 추락 171.05달러
EU, DMA위반 조사대상 선정
최대 매출10% 과징금 낼 위기
미국 법무부가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 위반 소송을 제기했다. 유럽연합(EU)에 이어 본토 미국에서도 반독점법 위반 문제에 휩싸이면서 애플 주가는 하루 새 4% 이상 추락하고 시가총액은 153조 원 증발했다. 유럽에서는 추가로 애플을 디지털시장법(DMA) 관련 첫 조사 대상으로 선정해 애플의 수난 시대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미 법무부는 16개 주(州) 법무장관과 공동으로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법 위반 소송을 냈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법무부는 5년간 조사 끝에 애플이 경쟁사들의 서비스가 아이폰·아이패드 등 애플 기기와 통합되는 것을 어렵게 만들어 시장 경쟁을 저해하고,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가격을 인상했다고 주장했다.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애플이 오늘날 권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기술·서비스) 우월성 때문이 아니라, 불법적인 배타적 행위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법무부는 애플이 아이폰 기능을 통제해 경쟁사들이 혁신적인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것을 막았다고 설명했다. 또 이용자를 묶어두기 위해 안드로이드 등 애플 외 다른 운영체제(OS)를 사용하는 스마트폰으로 기기를 갈아타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아이폰 앱스토어에서만 앱을 내려받을 수 있도록 강제했고 이를 통해 30%에 달하는 수수료를 챙긴 점 등도 문제로 제시했다. 애플 측 대변인은 “이번 제소는 애플의 정체성은 물론 치열한 경쟁시장에서 애플 제품을 차별화하는 원칙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반박하면서 적극적인 방어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미국 정부의 애플 제소 소식이 알려지자 애플 주식은 곤두박질쳤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애플의 주가는 전일 대비 4.09% 급락한 171.0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주가 급락으로 시가총액은 약 1150억 달러(약 153조1225억 원)가 증발했고 올해 주가 하락률은 11%를 넘어섰다. 블룸버그통신은 “투자자들은 애플이 유럽에 이어 미국에서도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받을 가능성에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애플의 수난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이날 EU 집행위원회가 조만간 애플과 구글에 대한 DMA 위반 조사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달 초 애플이 아이폰에서 경쟁사들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며 애플에 18억4000만 유로의 과징금을 부과한 데 이어 또다시 정조준하고 나선 것이다. EU 당국은 이번 조사에서 애플과 구글이 각각의 앱스토어에서 개발자에게 새로 부과하기 시작한 수수료 정책이 DMA 규정을 준수했는지를 조사할 방침이다. 조사는 오는 11월까지 완료할 계획으로, 조사 결과 DMA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될 경우 애플은 법에 따라 글로벌 매출의 최대 10%를 과징금으로 내야 할 수도 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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