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기사 ‘정정보도 청구 중’ 표시 보류

낙인효과·언론신뢰 깎기 비판에
총선거 이후로 시행 재검토 입장

네이버가 뉴스 검색 결과를 표시할 때 자사에 정정보도가 청구된 기사에 대해 ‘정정보도 청구 중’이라고 띄우기로 한 방침을 보류키로 했다. 오는 4월 10일 국회의원 총선거 이후 시행을 다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의 불씨는 여전한 상황이다. 언론계는 “민간 플랫폼의 자의적인 낙인찍기로 언론에 재갈을 물릴 수 있다”고 우려해 왔다.

28일 네이버에 따르면 명예훼손이나 권리침해를 당한 이용자가 온라인으로 정정·반론·추후보도를 신청할 수 있는 ‘청구용 웹페이지’의 개설 시기가 총선 이후로 연기됐다. 네이버 핵심 관계자는 “한국신문협회 등의 우려에 따른 조치”라며 “적절한 개설 시점을 재조율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웹페이지는 당초 이날 열릴 예정이었다.

협회는 최근 이 문제에 대해 “기자를 잠재적인 가해자나 악인으로 낙인을 찍고 비판·의혹 보도를 봉쇄할 수 있다”며 네이버에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협회는 또 의혹이 제기되거나 비판 보도의 대상이 된 정치인·고위공직자·이해 당사자가 가짜뉴스라는 오명을 씌우기 위해 온라인 청구를 남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대부분 내용이 사실인 보도의 일부를 허위 정보로 규정, ‘정정보도 청구 중’으로 표시하는 행위는 과잉금지원칙에도 어긋난다고 협회는 반발했다.

이번 논란은 네이버가 지난 15일 독립자문기구인 ‘뉴스혁신포럼’의 권고에 따라 정정보도 웹페이지 신설, 뉴스 검색 결과에 정정보도 청구 중이라는 문구 등을 노출할 예정이라고 발표하면서 불거졌다. 현재 네이버에 정정보도를 청구하려면 서면이나 등기 우편으로 신청해야 한다.

이예린 기자 yr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