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옥·최은희’ 독일서 만화로 부활

  • 문화일보
  • 입력 2024-04-03 11:43
  • 업데이트 2024-04-03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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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물 ‘최은희와 괴물들’ 출간
북한에 납치뒤 극적인 탈출 다뤄
김정일의 잔인함·체제 폭로


1950∼60년대 영화계를 주름잡은 ‘아시아 셀럽’ 최은희와 ‘한국 영화계의 왕자’ 신상옥 감독 부부의 이야기가 그래픽 노블로 되살아났다. 독일의 주목받는 두 작가 파트릭 슈패트와 셰리 도밍고가 작업한 ‘최은희와 괴물들’(사진)로, 현지에서 2022년 출간과 동시에 많은 주목을 받은 이 작품이 최근 한국어판(아모르문디)으로 국내 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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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노블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는 슈패트는 우연히 유튜브에서 신 감독의 영화 ‘불가사리’(1985)를 본 후 한국인이 주연과 감독을 맡은 북한 영화에 흥미를 느껴 이 작업에 뛰어들었다. 슈패트 작가는 과거 기사, 다큐멘터리, 인터뷰 자료 등을 꼼꼼히 살피며 1978년 최은희의 납북부터 1986년 극적인 탈북까지의 상황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생소한 한국 문화는 베를린에서 활동하는 문화기획자 추영롱 씨의 도움을 받았다. 추 씨는 이번 한국어판 번역을 맡았다.

책은 SF적 상상력으로 허구와 현실을 넘나든다. 특히 동명 영화의 모티브가 된 전통 설화 속 불가사리의 양면성에 집중한다. 작가들은 설화 속 허구의 이야기와 최은희와 신상옥의 현실 상황을 교차시키는 방법으로, 처음에는 약자의 편에 섰던 불가사리가 통제할 수 없는 괴물의 모습을 드러낸 장면을 통해 김정일의 폭력적이고 잔인한 본모습을 폭로한다. 그림을 그린 도밍고 작가는 현지 인터뷰에서 “독재 권력 아래에서 영화를 만든 두 사람은 창작 활동을 통해 김정일을 향한 조심스러운 비판의 내용을 담았다”고 이야기했다. 최 배우와 신 감독이 겪은 도덕적 딜레마가 책의 창작에 영감을 준 것이다.

‘최은희와 괴물들’은 “만화의 서사 구성과 역사적 사료 해석뿐 아니라 이야기마다 독특한 색채를 사용하는 미학적 형상화 방식에도 많은 공을 들인 대단한 작품”으로 평가받으며 2022년 베르톨트 라이빙어 재단 코믹북상을 비롯해 다수의 작품상을 수상했다.

장상민 기자 joseph0321@munhwa.com
장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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