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탐사 전쟁’ 확전에… 美, 달 표준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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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에 지시… 주도권 잡기

우주 강대국 간 달(사진) 탐사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달 표준 시간 제정에 나섰다. 전 세계 국가 중 처음으로, 달 탐사 등 우주 개발에 주도권을 잡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미국 백악관이 오는 2026년까지 달 및 다른 천체를 위한 통일된 표준 시간을 만들 것을 나사(미 항공우주국) 등에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 과학기술정책국(OSTP)은 메모를 통해 “원자시계를 달 표면에 배치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달은 지구와 중력이 달라 시간이 가는 방식도 다르다. 이로 인해 달에 있는 사람이 지구 시계를 가지고 있으면 중력 등의 차이로 하루에 평균 58.7마이크로초(100만 분의 1초)씩 느려지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 OSTP는 “이로 인해 우주선 간 데이터 전송이나 통신을 동기화하는 것이 어려워 달 위나 달 궤도의 지도 작성 및 위치 설정에 오류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달 표준시 제정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달 표준 시간은 세계 표준시인 협정세계시(UTC)에 빗대 ‘협정 달 표준시’(LTC)로 불린다. LTC가 제정되면 극도의 정밀성이 필요한 달 탐사선, 인공위성 등에 시간 기준을 제공하게 된다. 지금까지 지구를 중심으로 계산했던 모든 수치와 기준, 운동 역학이 더 정밀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달 탐사선의 실제 속도까지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달 표준시는 여러 국제기구나 아르테미스 협정을 통한 국제적 합의를 거치는 방식으로 제정할 것으로 보인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통해 나사가 우주비행사를 달에 보낼 예정인 만큼, 달 표준시를 제정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도 2026년까지는 나올 전망이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