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우크라 5년간 1000억달러 지원 계획

트럼프 복귀 가능성 염두 조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우크라이나에 5년간 1000억 달러(약 135조 원)의 대규모 전쟁 자금을 지원하는 계획을 세웠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우크라이나 군사 원조에 부정적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11월 재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조치다.

2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 5명을 인용해 3일 열리는 나토 외교장관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의 우크라이나 지원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정치적 변화 바람으로부터 메커니즘을 보호하는 수단”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 지원 자금 조달을 위해 나토 공동 예산을 활용할 예정이며, 7월 나토 정상회의 이전까지 32개 회원국 간의 합의를 도출한다는 방침이다. 지원안이 관철되면 미국 주도의 우크라이나 방위연락그룹(UDCG)은 나토 산하로 이전돼,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무기 공급을 나토가 직접 관리하게 된다. 미국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 패키지가 의회에서 막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아메리카 리스크’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나토 관계자는 이번 지원안에 대해 “루비콘강을 건너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러시아 침공으로 입은 전쟁 피해에 대한 우크라이나 주민의 손해배상 청구 접수가 이날부터 시작됐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이날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정의 회복을 위한 국제회의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인한 피해 등록위원회(RD4U)’가 가동된다고 발표했다. 쿨레바 장관은 우크라이나인 누구나 피해 내용을 등록할 수 있으며 부동산 손해가 중심이지만 향후 여타 물질적 손실도 포함하도록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동결된 러시아 자산을 몰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