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호차량 오폭’ 7명 사망… 궁지 더 몰리는 네타냐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폭격 맞은 구호 지난 1일 가자지구에서 구호 식량 전달 후 복귀 도중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파괴된 국제구호단체 월드센트럴키친(WCK) 소속 차량의 모습. EPA 연합뉴스

WCK 차량 공격… 활동 중단
가자지구 기아위기 악화 우려
반정부 시위도 지속 ‘사면초가’

국제사회 만류에도 가자지구 공격을 강화하던 이스라엘군이 구호단체 차량을 오인 폭격해 미국인 등 7명이 사망하자 미국 등 서방을 중심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례적으로 사과를 했지만 국제사회에서 비판 수위는 높아지고 있고, 국내 대규모 반(反)정부 시위도 나흘째 이어지면서 안팎에서 궁지에 몰리는 모양새다.

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날 오후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 알발라에서 구호용 식량을 전달하고 떠나던 국제구호단체 월드센트럴키친(WCK) 소속 차량 3대가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았다.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영국인 3명과 미국·캐나다 이중국적자, 호주, 폴란드 국적자 각 1명, 팔레스타인인 1명이 사망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불행하게도 어제 우리 군이 가자지구에서 실수로 무고한 사람들을 타격하는 일이 있었다”며 오폭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AP통신은 이날 오폭 참사로 인해 WCK를 비롯한 다수의 비영리 단체들이 가자지구에서의 활동을 당분간 중단하면서 가자지구 기아 위기가 악화될 우려가 커졌다고 전했다. 미국과 영국, 캐나다 등 서방은 이스라엘에 대해 강한 비판 목소리를 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유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자국민 3명이 사망한 리시 수낵 영국 총리도 이스라엘 정부에 조속하고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교장관은 X에 “‘살인’에 대한 완전한 책임 추궁을 (이스라엘에)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전날 이스라엘군의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공격과 관련해 이스라엘과 거리 두기에 나섰다. 커비 보좌관은 “(미국이) 그 어떤 방식으로도 (공습에) 연관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지난 주말부터 나흘째 네타냐후 총리의 퇴진과 조기 총선을 요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어졌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