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미래도 22대 국회에 달렸다[문희수의 시론]

  • 문화일보
  • 입력 2024-04-08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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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수 논설위원

21대 국회 정치 투쟁·민생 외면
상임위마다 뭉갠 법안 수북 최악
巨野 폭주 재연 땐 국정 더 파행

청년은 소득 40%를 세금 낼 판
규제개혁 하면 亞 허브국 가능
경제·민생 국회 돼야 미래 있다


제22대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일이 이틀 앞이다. 이런저런 여론조사의 신뢰도는 여전히 의문시되지만, 대체적으로는 이번에도 야당이 우세할 것이라고 한다. 국회의 환골탈태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판세다.

오는 5월 29일 임기가 끝나는 제21대 국회는 민생과 먼 국회였다. 특히,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로는 사실상 정치투쟁으로 일관했다.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가 무리도 아니다. 거야(巨野)가 주도하는 국회는 툭 하면 특검이니, 윤 내각을 향한 탄핵을 요구하면서, 민생 입법은 외면한 채 특정 계층의 환심을 사고, 국민 분열을 획책하는 무리한 법안들을 강행했다. 출범 2년도 안 된 윤 대통령은 양곡관리법 개정안부터 이태원 특별법까지 모두 9번이나 거부권을 행사했다. 국정은 현상 유지에 급급했다. 국회가 윤 대통령의 불통 논란과 정부 견제를 넘어 국정을 방해하는 셈이 돼, 지지 여부를 떠나 ‘대선 불복’ 소리까지 나오는 정도였다.

반면, 민생 살리기 법안은 국회에서 줄줄이 퇴짜를 맞거나 심의도 못 한 채 장기 표류하는 지경이다. 50인 미만 영세기업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골목상권에 오히려 피해를 주는 대형마트 규제 개혁을 위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등 정부 안을 포함한 많은 법안이 유예 또는 부결됐다. 국회는 비판 여론에 지난 1∼2월 분양가상한제 아파트의 실거주 유예, 방산 수출을 위한 수출입은행법 개정 등 몇몇 법안을 처리했지만, 상임위마다 뭉개 버린 법안이 수두룩하다. 비대면 진료 확대를 위한 의료법 개정안, 공매도 개선 및 불공정거래 처벌 강화를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안, 포화 상태인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 신설을 위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 특별법 등 시급한 법안들이 이번 국회의 임기가 끝나면 자동 폐기될 처지다.

여야는 이번에도 선심 공약을 쏟아냈다. 중앙선거관리위에 낸 공약만 해도 최소 52조 원의 재정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그런데도 야당은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 원 지급과 만 18세까지 월 20만 원의 아동수당을 공약했다. 여당 역시 무상 교육·보육을 내년부터 5세에서 3세까지 단계적 확대를 제시했다. 그렇지만 필요한 재원은 제시하지도 않는다. 재정을 늘리려면 더 많은 세수가 필요할 테니 증세 러시로 이어질 것이다. 이미 2000년 이후 태어난 세대들은 복지·재정 지출을 감당하려면 평생 소득의 40%를 세금으로 내야 할 판이라는 경고가 나오는 마당이다. 이런 공약들을 지키려 한다면 오히려 재앙이다. 특히, 거대 야당이 재연된다면 청구서가 더 커질 게 분명하다.

800여 개 주한 미국 업체가 참여하는 암참은 미국·유럽 업체의 탈중국으로 한국이 싱가포르·일본·대만 등을 제치고 아시아 허브 국가가 될 수 있다는 보고서를 최근 제시했다. 한국이 중대재해를 일으킨 당사자가 아닌 CEO를 처벌하는 중대재해처벌법 같은 세계 유례가 없는 규제 철폐가 전제 조건이다. 한국의 도약은 이제까지 다음 세대에 전가해왔던 연금·노동·교육 등의 개혁뿐이라는 게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이제 수출이 회복되는 등 경제도 좀 살아나고 있다. 자동차·2차전지 등이 예상외의 시련기에 처했지만, 궁지에 몰렸던 반도체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분투로 긴 터널에서 빠져나와 봄을 맞는 형국이다. 고물가도 아직 금사과·금배 등이 변수지만, 대체로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중요한 갈림길이다. 전 세계가 반도체·전기차·인공지능(AI)·로봇 등 미래 산업의 주도권을 잡으려고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인다. 미국·유럽·일본·중국 할 것 없이 천문학적인 보조금을 퍼부으며 승자독식을 향해 진격 중이다.

21대 국회와는 확연히 다른 22대 국회가 필요하다. 부자 감세, 대기업 편향 같은 낡은 편 가르기 정략에서 벗어나 국가의 미래를 준비하는 국회여야 한다. 이번 총선에선 수십 년간 권력을 우려먹던 전대협 주도의 86 운동권이 일부 퇴진했다고 하지만, 한총련 세대의 97 운동권이 자리를 메우는 식이어선 도긴개긴이다. 뒷골목의 저질 막말과 근거도 없이 날조한 거짓 역사를 입에 올리고, 감옥에 안 가려고 국회를 피신처로 삼으려는 범법자들이 우글대는 정치판이 재연돼서는 더더욱 안 된다. 경제를 살리는 국회, 미래 청사진을 만들어 청년에게 희망을 주는 국회여야 대한민국에 미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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