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부가 따개비 제거하다가 신고…울산 온산항 멕시코발 화물선서 코카인 28㎏ 발견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대구지검이 울산 온산항에 정박 중인 멕시코발 2만5000t급 화물선에서 압수한 코카인, 대구지검 제공

대구지검, 지난해 화물선에 은닉, 계획대로 회수되지 않은 채 방치된 것으로 추정
미국 DEA와 밀수경로· 관계자 공조수사 나서


대구=박천학 기자



검찰이 항만에 정박 중인 멕시코발 화물선에서 대량의 코카인을 발견하고 미국 마약단속국(DEA)과 공조 수사에 나섰다.

대구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 최재만)는 관세청과 공조로 울산 온산항에 정박 중인 멕시코발 2만5000t급 화물선 씨체스트(Sea Chest)에서 코카인 28.43㎏을 압수하고 DEA와 공조해 밀수 경로와 관계자에 대해 수사를 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검찰이 압수한 코카인은 약 94만 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양이며 시가 약 142억 원 상당에 해당한다. 검찰은 씨체스터 안에서 코카인이 담긴 검은색 가방을 발견했다. 씨체스트는 배의 균형을 잡거나 냉각수 용도 해수가 유입되는 통로로 바닷물에 잠겨있는 부분이다. 코카인은 1㎏으로 나눠 28개 블록 형태로 포장돼 있었고 2개의 블록 안에는 코카인을 은닉하면서 설치한 GPS 위치추적장치가 발견됐다. 코카인은 잠수부가 씨체스트에 붙은 따개비 제거작업 중 이상한 물체를 발견하고 신고하면서 확인됐다.

화물선은 아연·납 광석을 운반하는 싱가포르 선적으로 지난 3월 4일 멕시코 만사니요항을 출발한 후 캐나다 밴쿠버항을 경유해 지난 5일 울산 온산항에 도착했다. 이 화물선은 이후 일본을 거쳐 뉴질랜드에 입항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화물선 내외부를 수색하고 탑승 중이던 다국적 선원 19명의 휴대전화, 화물선 내 CCTV, 입·출항경로 등 관련 증거들을 확보해 분석 중이다. 검찰은 현재까지 수사 결과 코카인은 지난해 화물선에 은닉됐으나 계획대로 회수되지 않은 채 방치된 것으로 추정됐고 승선한 선원들이 코카인 밀수에 관여했다는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DEA와 공조해 코카인 밀수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라며 "국내외 관계기관과 협조해 밀수사건을 철저히 수사하고 마약류의 국내 유입을 차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