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동산 부양 안간힘… ‘경제 실세’ 허리펑 나섰다

화이트리스트 부동산프로젝트
금융기관에 “최대한 대출” 주문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jwrepublic@munhwa.com

중국 경제의 실세인 허리펑(何立峰) 국무원 부총리가 자국 부동산시장 침체 해소를 위해 금융기관이 적극적으로 대출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중국 내부에서 부동산시장 활성화 움직임이 강한 가운데, 중국 런민(人民)은행은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8개월 연속 동결했다.

15일 신화(新華)통신에 따르면 허 부총리는 13∼14일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시를 찾아 부동산 건설 현장과 금융기관 등을 시찰했다. 허 부총리는 여기서 “‘화이트리스트’ 기준에 부합하는 부동산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자금 지원을 해 대출할 곳에는 최대한 대출(應貸盡貸)해 줘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부동산시장 침체가 구조적 리스크가 됐다는 국내외 우려 속에 지난해 말 자금난에 빠진 우량 국유·민영 부동산기업의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대출 화이트리스트 정책을 도입해 이들에 대한 적극적 대출을 독려해왔다. 지난 2월 20일 기준 화이트리스트에 총 5349건의 건설 프로젝트가 포함됐고 리스트 규모는 계속 확대 중이다.

허 부총리는 “화이트리스트에 들어간 프로젝트에는 금융기관이 보다 적극적으로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며 “비화이트리스트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해결 방안을 최대한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기관은 부동산기업의 합리적 융자 수요를 동등하게 충족시켜야 하며 부동산기업은 리스크 예방과 주택 인도 책임도 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이 외에도 주택에 대한 ‘이구환신’(以舊換新) 정책까지 써가면서 부동산시장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최근 장쑤(江蘇)성 하이안(海安)시에선 오래된 116㎡의 상업용 주택을 236㎡의 새 주택으로 교환해주는 행사가 열렸는데, 행사에 참여한 15가구는 기존 주택의 약 두 배 정도 가격인 새 주택 구매를 위해 대출을 받은 뒤 20년 동안 나눠 갚기로 했다. 지난해부터 중국은 정저우시를 포함한 30개 이상의 도시가 주택 교체를 지원하고 나섰다.

다만 이날 런민은행은 정책금리인 MLF 금리를 2.5%로 동결했다.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8개월째 동결이다. 당초 전문가들은 최근 신용평가사 피치가 중국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강등한 데다가, 중국의 3월 위안화 신규 대출 등 금융지표도 시장 기대치를 밑돌며 MLF 인하 가능성을 높게 전망했지만 당국은 MLF를 동결했다. MLF 금리는 주택 구매를 위한 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조정하는 데 큰 역할을 하는 만큼 많은 이들은 중국이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해 MLF를 내리고 22일 LPR도 인하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