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초 철학교수, ‘이노우에 데쓰지로’를 통해 보는 근대 일본

  • 문화일보
  • 입력 2024-04-17 08:06
  • 업데이트 2024-04-17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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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국가 - 제국대 교수의 근대일본 만들기
이노우에 데쓰지로 지음│이혜경·김정희 등 옮김│빈서재


서양 제국으로부터 문호 개방을 요구받던 근대 동아시아는 나라를 가릴 것 없이 군사기술과 정치체제를 서둘러 배워야 했다. 이는 조선침략자 일본에게도 예외없이 적용됐고, ‘구국’을 외치는 함성이 ‘자주 계몽’의 목소리를 압도하며 급진적 근대화를 거쳤다.

일본이 동아시아 국가 중 서양 문물 수용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메이지 초기, 일본은 괄목할 만 한 기술 진보를 이루며 사상적으로도 메이로구 잡지 등을 중심으로 하는 개화 논설이 세를 얻었다. 그러나 이내 일본만의 가치를 중시하는 민족주의는 서구화 노선을 비판하며 득세했다. 그 중심에 선 것이 저자인 이노우에 데쓰지로다.

메이지 정부는 국가주의와 유교주의를 기조로 ‘제국헌법’(1889)과 그 정신을 교육 정책으로 풀어낸 ‘교육칙어’(1890)를 발표한다. 이노우에는 ‘교육칙어’ 발표 이듬해, 공인 해설서 ‘칙어연의’(1891)를 발간하고 기독교를 비국가주의로 낙인찍은‘교육과 종교의 충돌’(1893)을 발표하는 등 일본 민족주의의 핵심적 사상의 기틀을 잡는다.더불어 그가 집필한 일본 최초 철학 사전 ‘철학자휘’와 에도시대 유학사를 체계적으로 읽어내 창조한 독특한 해석체계 ‘현상즉실재론’에서는 대체불가능한 철학자로서의 면모도 드러난다.

그가 제국대학에서 가르친 제자들은 경성제대의 교수가 되어 식민지 조선에도 강력한 영향을 미쳤다. 근대 일본 국가 확립에 사상적 배경을 제공한 그의 방대한 연구에 비해 그의 사상은 현대에 제대로 읽히지 않고 있다고 역자들은 주장한다. 이에 이노우에 제대로 읽기와 제대로 비판하기를 제안한다. 612쪽, 3만9000원.

장상민 기자
장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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