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뚝 떨어지는’ 원화 실질구매력… OECD 37개국 중 5번째 저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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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실질실효환율 96.66
일본이 70.25로 가장 낮아

우리나라 원화의 실질 가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5번째로 저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원·달러 환율은 외환 당국의 개입 여파로 내림세를 이어갔다.

18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한국의 ‘실질실효환율(Real effective exchange rate)’ 지수는 2월 말 기준, 96.66(2020년=100)을 기록했다. 실질실효환율은 한 나라의 화폐가 상대국 화폐보다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의 구매력을 가졌는지를 보여주는 환율로, 기준선 100을 넘으면 기준 연도 대비 고평가돼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100 미만이면 저평가된 것으로 본다.

BIS 통계에 포함되는 OECD 37개국 가운데 우리나라의 실질실효환율은 하위 5위에 들었다. 저환율 정책을 펴 왔던 일본이 70.25로 가장 낮았고, 이어 튀르키예·노르웨이·이스라엘·한국 등 순이었다. 원화는 주요 20개국(G20) 중에서도 일본과 튀르키예, 중국(93.4)에 이어 4번째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4월 말 기준으로 하면 실질실효환율이 더 낮아질 것”이라며 “원화가 장기 평균 대비 약 6∼7% 정도 저평가돼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 후반이면 실질실효환율로 적정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원화 가치가 떨어진 것은 미국 경기 호조로 달러화가 강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가 동반 약세를 보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원화가 주변국 통화에 프록시(Proxy·대리)되다 보니 우리 펀더멘털에 비해 과도하게 절하된 면도 있지 않나 의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원·달러 환율은 이틀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6.8원 내린 1380.0원에 개장해 1370∼138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한편,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17일(현지시간) 내놓은 ‘3월 경기동향 보고서(베이지북)’에서 미국 경제가 지난 2월 말 이후 소폭 확장세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Fed는 미국 10개 지역 연방준비은행 담당 지역에서 ‘소폭(slight)’ 내지 ‘다소 완만(modest)한’ 성장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