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등 7개 금융복합기업 부실전이 막기위해 내부통제 강화

금감원, 통제기준 표준안 마련
‘7개사 실무 협의체 구성’ 주문

삼성, 현대차, 한화 등 내부 거래 규모만 85조8000억 원에 달하는 7개 ‘금융복합기업집단’의 계열사 간 부실 전이를 막기 위한 내부 통제표준안이 마련된다. 내부 통제 관련 기업집단별 공통된 기준 마련이 핵심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자칫 위기 상황에서 부실이 다른 계열사로 전이되는 것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금융당국이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증권, 보험 등 업권별 내부 통제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집단 단위의 규제 강화가 ‘옥상옥’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금융복합기업 내부통제 기준 표준안(잠정)’을 마련하고 지난 17일 삼성, 현대차, 한화, 미래에셋, 교보, DB, 다우키움 등 대상 기업들에 이를 구체화할 실무협의체를 구성토록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복합기업 표준안은 기업집단의 부실이 실물경제 전체로 전이되는 사태를 미리 방지하고자 도입된 것으로, 재무건전성에 대한 금융당국의 감시기능을 강화한 게 핵심이다. 금융당국은 개별기업의 일상적 내부거래를 들여다보려는 것은 아니지만, 내부거래에 대한 자율적 통제가 가능하도록 유도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제도 시행 3년이 다가오는 시점이어서 운영상 미흡한 점을 파악하고 기준을 정비하려는 의도로 판단된다.

규제가 재무적 리스크 문제 등 금융 위험을 감독한다는 차원이지만, 기존 계열회사가 ‘규제산업’이라는 금융업 아래 있다는 이유에서 ‘이중규제’가 확대되는 게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된다. 실제 계열 금융사들은 업무 담당 임원별 내부통제 관리 의무가 지정되는 ‘책무구조도’ 도입을 앞두고 있으며, 자본적정성 비율도 평균 196.6%(지난해 6월)로 규제 비율(100%)을 크게 웃돈다.

신병남 기자 fellsic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