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위기’ 트럼프, 디샌티스와 손잡아

거물급 후원자 필요한 트럼프
관계개선 원한 디샌티스가 돕기로

각종 재판으로 자금 위기에 몰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 손을 잡았다. 거물급 후원자의 지지를 받고 있는 디샌티스 주지사를 통해 부족한 대선 자금 만회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디샌티스 주지사가 이날 마이애미에서 사적으로 만났다고 보도했다. 우호적 분위기에서 수 시간 동안 이어진 이번 회동은 두 사람을 다 아는 플로리다의 부동산 중개업자 스티브 위트코프가 주선했으며, 디샌티스 주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돕는 데 동의했다고 WP는 전했다.

경선 기간 갈등의 골이 깊어졌던 두 사람이 전격적으로 손을 맞잡는 데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선 자금 모금액 면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대통령에 밀리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거물급 공화당 후원자들을 등에 업고 있는 디샌티스 주지사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디샌티스 주지사 역시 2028년 대선 재도전을 앞두고 공화당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전국 및 3개 경합 주에서 사실상 동률인 것으로 나타났다. 퀴니피액대가 지난 18∼22일 조사한 결과 두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46%로 같았다. 또 모닝컨설트(19∼21일), 마리스트 칼리지(16∼28일) 조사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각각 1%포인트, 3%포인트 차로 우위를 보인 반면 뉴욕타임스(7∼11일) 조사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1%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CNN이 18∼23일 조사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의 경우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49%로 오차범위(±3.4%포인트) 내에서 바이든 대통령(43%)을 앞섰다. 이날 발표된 CBS의 경합주 조사에서는 미시간(바이든 51%, 트럼프 49%)·펜실베이니아(바이든 49%, 트럼프 50%)·위스콘신(바이든 49%, 트럼프 50%)에서 박빙이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