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화한 ‘추미애 국회의장’ 野 입법 독주 사령탑 되나[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4-05-13 11:39
프린트
오는 30일 임기가 개시되는 제22대 국회의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당선인(6선·경기 하남갑)이 사실상 굳어졌다. 선출 절차를 마치면 헌정사상 첫 여성 국회의장이 탄생하게 된다. 그러나 그보다 ‘당파성 국회의장’ 우려가 더 앞서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민주당의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 나섰던 조정식(6선)·정성호(5선) 의원이 12일 뜻을 접었다. 박찬대 원내대표가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재명 대표의 의중도 실린 것으로 보인다. 오는 16일 추 당선인과 우원식 의원(5선)의 경선이 치러진다지만, 대세는 결정된 것과 다름없다.

추 당선인은 일찌감치 “국회의장은 중립이 아니다”라고 선언했다. 국회법의 ‘당적보유 금지’ 취지, 사회자와 조정자로서 중립 의무를 전면 부정한 것이다. “각종 개혁 입법이 대통령 재의 요구로 제지당했는데 이번 총선의 의미에 대통령 심판도 있다. 혁신 의장 역할을 주저하지 않겠다”, 심지어 “국회의장이 폼 재다가 다 된 밥에 코를 빠트린 전례가 있다”고도 했다. 민주당은 이미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한 법안을 즉시 재추진하겠다”고 했다. 위헌적인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특별조치법도 예고했다.

여당이 반대하면 다른 야당들과 연대(192석)해 신속처리안건 지정→본회의 직회부 요구→국회의장 직권 상정→가결 순으로 밀어붙일 공산이 크다. 국회의장이 입법 폭주의 ‘사령탑’이 되는 셈이다. 여권은 대통령의 최종 대응 수단인 거부권으로 맞설 수밖에 없다. 극한의 여야 대결이 반복되면서 국정 차질이 빚어지고, 민생은 뒷전인 채 국민 불안만 커지는 ‘정치 실종’이 재연되는 것이다.

이 대표가 전략적으로 추 당선인을 택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추 당선인이 강성 행보를 보일수록 거야 폭주에 대한 여론 부담을 덜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대신 국회의장 신뢰는 붕괴한다. 이 대표가 국회의장 위상과 품격을 추락시킴으로써 뭘 얻으려 하는지, 그로 인한 국가 거버넌스 위기를 총선 민의로 여기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주요뉴스
기사댓글
AD
count
AD
AD
AD
AD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