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단체들, 더 이상 법 위에 군림하려 해선 안 된다[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4-05-17 11:51
  • 업데이트 2024-05-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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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이 16일 공공복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각하한 것은 당연한 결정이다. 이로써 의대 증원 정책은 사법적 정당성까지 확고해졌다. 법원은 “의대생들의 학습권 침해 때문에 집행을 정지할 경우 필수·지역 의료 회복을 위한 필수 전제인 의대 증원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밝혔다. 또 “정부가 일정 수준의 연구와 논의를 했고 향후 의대 증원 규모도 조절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충분치는 않다고 해도 절차적 정당성과 합리적 근거를 갖고 있다”고 인정했다. 법원은 “정부와 의협은 협의할 의무는 있으나 합의에 이르러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달 말 대입 모집 요강이 확정되면 27년 만의 의대 증원은 되돌릴 수 없게 된다. 의사단체들이 대법원 재항고 방침을 밝혔지만, 지난해 2345건의 재항고 중 인용된 것은 2건에 불과하다. 하급심에서 본안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대법원이 상당 기간 판단을 보류할 가능성도 크다. 이제 법원마저 인정한 의대 증원 필요성을 의료계도 받아들여야 한다. 더 이상 의사 숫자까지 의사들 허락을 받으라는 위력 시위에 박수 칠 국민은 많지 않다. 2000명 증원 찬성 비율이 줄곧 70%를 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아직 남은 불씨가 적지 않다. 우선,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유급이 임박했다. 이달 말까지 복귀하지 않으면 내년 의대 증원 효과가 반감될 만큼 후유증이 커진다. 전공의 이탈이 장기화하며 환자 피해가 커지고 대학병원들은 경영난에 빠졌다. 다행히 빅5 병원 전임의 복귀 비율이 70%에 이르고, 14일 하루 동안 전공의 30여 명이 복귀했다. 정부는 의사 국가시험을 연기하는 등 전공의 복귀를 지원하는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의사들은 증원 백지화와 원점 재검토만 고집하다 고립을 자초한 현실을 깨달아야 한다. 대화와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야 한다. 국민 공감 없는 집단행동은 자해 행위나 다름없다. 국민과 정부는 물론 법 위에 군림하는 듯한 행태를 더는 보이지 않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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