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덕분에… 증권사만 배불렸다

  • 문화일보
  • 입력 2024-05-20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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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정책으로 주식거래 활발
위탁매매수수료도 덩달아 늘어
1분기 순익 총 1조8384억 달해
직전분기 -5267억서 흑자 전환

PF부실따른 대손충당금 적립에
2분기 이후 실적 유지 어려울 듯


국내 10대 증권사가 지난 1분기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라 주식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투자자 위탁매매수수료(브로커리지)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그러나 2분기 이후로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에 따른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할 상황에 놓이면서 호실적을 이어가기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10대 증권사(한국투자·미래에셋·NH투자·삼성·KB·하나·메리츠·신한투자·키움·대신증권)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총 1조8384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8306억 원) 대비 0.4%(78억 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2023년 4분기) 5267억 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흑자 전환이 더 의미가 컸다.

부동산 PF 부실을 우려한 금융당국이 증권사에 충당금을 적립하라고 주문하면서 시장에서는 1분기 증권사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시장 예상과 달리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NH투자증권 △대신증권 등이 시장 기대를 웃도는 순이익을 달성했다.

증권사 실적에는 거래를 중개하고 받는 브로커리지가 증가한 영향이 컸다. 이 기간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과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영향으로 주식 거래량이 전년 대비 크게 불어났다. 1분기 국내 주식시장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21조426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6%(3조8014억 원)가량 많았다. 여기에 PF 시장이 위축되면서 역설적으로 여타 자금 공급 주선에 대한 공급이 늘어 금융주선수수료 수익 등이 늘어나 수익 상승에 도움을 줬다.

하지만 증권사들이 향후 좋은 실적을 이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부가 부동산 PF 시장 구조조정을 예고하면서 증권사가 대손충당금을 더 늘려야 할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13일 PF 사업장을 새롭게 분류하고 ‘악화 우려’가 있는 곳은 충당금을 75% 수준으로 쌓도록 금융사들에 주문했다. 기존에는 30%였다. 오는 6월부터 부동산 PF 사업성 등급 분류가 시작되는 것과 동시에 증권사들은 선제 충당금 적립에 나서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밸류업 정책이 지난 22대 국회의원 선거 이후 주춤하면서 코스피도 2700선에 머물고 있다. 밸류업 정책의 상장회사 인센티브 방안으로 세제 혜택이 거론되고 있지만 법 개정 사항이어서 야당이 장악한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

한편 상장사들은 밸류업 훈풍세를 이어가기 위해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올해 1분기 분기 배당을 시행하는 기업은 총 21개사, 배당금 총액은 4조7021억 원으로 각각 역대 최대치다.

신병남 기자 fellsic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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