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로 공수처 만들더니 특검 고집하는 巨野 자가당착[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4-05-21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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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국회 본회의에서 지난 2일 야당 단독으로 통과된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대해 21일 재의를 요구했다. 오는 28일 열릴 제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 재상정되겠지만 ‘출석의원 3분의 2’ 요건을 채우지 못하면 폐기된다. 그런데 야당은 이런 헌법 절차와 무관하게 대규모 장외 집회를 열고, 22대 국회가 개원하면 재추진하기로 하는 등 위력 과시에 나섰다.

작년 7월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 과정에서 채모 상병이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채 현장에 투입돼 사망한 사건의 책임을 규명하는 일은 당연하다. 현재 경북경찰청에서 사건 본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수사 방해 부분을 수사 중이다. 윤 대통령도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납득이 안 된다라고 하면 제가 특검하자고 먼저 주장을 하겠다”라며 공수처 수사를 지켜본 뒤 논의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공수처 수사가 더디고, 기소를 담당할 검찰도 믿을 수 없다는 이유로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치적 논란이 있는 모든 사건은 특검 수사에 맡겨야 한다는 궤변과 다를 바 없다.

공수처는 2020년 7월 당시 여당이던 민주당이 야당의 반대에도 법안을 처리해 만든 기관이다. 권력의 작용으로 진상 규명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의혹이 있을 경우, 대통령을 포함해 고위 공직자의 범죄를 수사하는 게 그 취지다. 그런데 공수처를 신뢰하기 어려우니 특검에 맡기자고 한다. 공수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자가당착이다. 야당 주도의 특검 임명과 수사 브리핑 등 독소 조항도 문제다. 특검을 고집하려면 공수처 폐지법안부터 내는 게 타당하다. 새로운 국회 개원 직전의 길거리 정치도 꼴불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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