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직구 40% 급감…신속·정확한 정보 제공이 관건이다[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4-05-21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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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직구를 둘러싼 정책 혼선과는 별개로 ‘2024년판 병자호란’이라는 말까지 회자되는 중국 온라인 플랫폼(C커머스) 공습에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중국 과잉생산에 따른 저가 수출을 방치하거나 국내 소비자를 위해(危害) 상품에 무차별로 노출시켜서도 안 된다. 이런 점에서 BC카드가 20일 그동안 급성장해온 C커머스의 4월 국내 매출액이 전월 대비 40% 급감했다고 발표한 것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5000원 미만 금액대의 결제액은 55% 넘게 줄었다. 정부가 알리와 테무의 인기 상품들에서 기준치를 최대 700배 초과하는 카드뮴·납 등 발암물질을 검출한 데 따른 소비자들의 합리적 선택이다.

이번에 정부가 ‘해외 직구 계엄령’으로 홍역을 치렀지만, 다른 나라들도 C커머스 쓰나미에 시달리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중국의 과잉생산은 용납할 수 없는 문제”라며 “어떠한 옵션도 테이블에서 빼놓지 않고 있다”고 했다. 미 의회에는 800달러 이하의 무관세 대상에서 C커머스를 제외하는 법안이 상정돼 있다. 유럽연합(EU)도 C커머스의 가짜 의약품·건강보조식품 판매와 미성년자 음란물 접근을 조사 중이고, 위반 시에 연간 전 세계 매출의 6%에 이르는 과징금을 부과할 계획이다.

지난해 6조7000억 원에 달한 해외 직구는 이미 대세다. 가성비 높은 제품을 찾는 것은 소비자 본능이다. 같은 제품이 C커머스에서 70∼80% 싸게 팔리는 것은 ‘박스 갈이’로 국내 소비자에게 5배 비싸게 되팔았다는 의미다. 국내에서 구할 수 없는 제품도 적지 않다. 이런 현실에서 쇄국정책은 소비자 반발만 키운다. 국내 업계 보호를 내세워 소비자 후생을 희생시키는 것도 개발시대 논리다.

정부 대응은 국내 유통망 혁신과 국내 업체들의 역차별 해소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대형마트의 새벽 배송 허용과 의무 휴무일 폐지부터 서둘러야 할 것이다. 일정 규모 이상의 해외 사업자에는 국내 대리인 지정을 의무화해 소비자 보호 책임을 물어야 한다. 소비자들의 집단지성과 합리적 선택을 믿어야 한다. 지난달 C커머스 매출이 급감한 데서 보듯 정부의 신속·정확한 정보 제공이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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