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복귀 비난 말자” 전공의 내부서 확산

  • 문화일보
  • 입력 2024-05-23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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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귀거부’ 단일대오 흔들

의협생계지원금 1646명 신청
“병원에 돌아가도 왕따 말아야”

정부, 수가 체계 변경 통해
전문의 중심병원 지원 확대
복귀 전공의엔 최대한 선처

필수분야 수가 집중인상 논의


지난 2월 19일 의대 증원에 반발해 집단 사직한 전공의 중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는 전공의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의 의료 현장 복귀 움직임이 가시화할지 주목받고 있다. 전공의 집단에서도 생계난을 겪는 전공의가 현장에 복귀한다면 비난하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의료 현장에 돌아온 전공의와 미복귀 전공의 간 분명한 차이를 두고, 복귀한 전공의들에게는 최대한 선처하겠다는 방침이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공의 집단행동이 장기화된 가운데 생활고에 시달리는 전공의들은 전체 이탈 전공의의 약 20∼30%로 추정된다. 일부 전공의는 월급이 끊기자 생활고로 인해 부업으로 내몰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전공의들은 과외나 택배 등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의사협회(의협)에 따르면 지난 21일까지 사직 전공의 1만여 명 중 16%에 달하는 1646명이 의협에 생계 지원금을 신청했다. 의협은 지난 2일부터 생계가 어려운 전공의들에게 1회에 한해 100만 원을 지원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전공의 집단 내에서는 당장 병원으로 돌아가겠다는 전공의들은 아직 없지만, 경제적 어려움 탓에 복귀한다고 해도 ‘좌표 찍기’ 등으로 괴롭히지는 않겠다는 분위기는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전공의는 생활고를 겪는 전공의들이 많냐는 질문에 “아무래도 인원이 1만여 명 정도 있다 보니 그런 전공의들이 있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 전공의가 복귀할 시 배신자로 낙인찍는 분위기가 있냐는 질문에는 “그런 것은 전혀 없다”고 답했다. 지난 21일 기준 주요 100개 수련병원에 근무 중인 레지던트는 총 658명이다. 해당 병원들에 소속된 전체 전공의(9996명) 대비 6.6%에 불과한 수치다.

보건복지부는 의료 현장으로 돌아오는 전공의들에겐 개인 불이익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반면 미복귀 전공의들에 대한 면허정지 행정처분 등은 불가피하다는 기조다. 복지부는 이탈 시기와 사유 등 전공의 개인별 편차가 있어 행정처분에 대한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잡고 있다.

수련병원들은 전공의 없이 버틸 수 있는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 체질 변화를 앞당기는 추세다. 전남대병원은 진료전담 의사직과 전임의·교수를 추가로 대거 채용하고 진료지원(PA) 간호사도 확충해 비상진료체계를 강화했다. 전남대병원 관계자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전임의(펠로) 같은 경우 지난 20일 채용 공고를 게시했다”며 “진료전담 의사, 간호사 등 채용 시기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지만 의료 공백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수가체계를 바꿔 전문의 중심 병원 전환을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이날 오전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산하 필수의료·공정보상전문위원회 1차 회의를 열고 필수의료 수가·보장성 개선계획 수립을 위한 의견을 나눴다.

유민우 기자 yoome@munhwa.com
유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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