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연찮은 尹·李 잇단 통화와 공수처 ‘채 상병 수사’ 正道[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4-05-29 11:37
프린트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 요구를 한 ‘채상병특검법’이 28일 국회에서 부결돼 폐기됐지만, 관련 재판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채 상병 사건 처리 과정에서의 ‘대통령 격노’ 실상, 수사에 미친 영향 등을 밝히는 것이 공수처 수사의 핵심이다. 공수처는 정치 외풍에 휘둘리지 말고 군 통수권자의 통상적 지침인지, 수사 외압인지, 누구에게 얼마만큼의 책임이 있는지, 정도(正道) 수사를 통해 밝혀내야 할 책임이 무겁다. 사안이 이렇게 증폭된 데는 공수처의 무능 및 야권과 결탁한 듯한 행태도 상당한 역할을 했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통신 기록 조회 결과, 윤 대통령은 지난해 8월 2일 낮 12시7분(4분5초 동안 통화), 12시43분(13분43초), 낮 12시57분(52초) 잇달아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이 장관은 당시 우즈베키스탄 출장 중이었다. 윤 대통령은 8월 8일 아침 7시55분에도 전화를 걸어 33초간 통화했다. 통화 자체는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8월 2일 첫 통화는 해병대 수사단이 수사 자료를 경북경찰청에 이첩한 뒤 17분이 지난 때였고, 두 번째와 세 번째 전화 사이인 낮 12시45분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은 보직 해임 통보를 받았다.

윤 대통령이 ‘격노’했다고 알려진 지난해 7월 31일 대통령 주재 국가안보실 회의 후 이 장관은 대통령실 유선 전화를 받고 168초 동안 통화했다. 그 통화 뒤에 이 전 장관은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언론브리핑을 취소토록 하고 경찰로의 이첩도 보류시켰다고 한다.

오비이락일 수도 있지만 누가 봐도 석연찮다. 성역 없는 수사를 위해선 현직 대통령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할 것이다. 공수처는 냉철하게 수사하고, 대통령실도 최대한 협력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대통령과 공수처 신뢰는 추락하고, 특검 수사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다시 비등할 수 있다.
주요뉴스
기사댓글
AD
count
AD
AD
AD
AD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