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심사 받게해달라’ 소송 낸 코트디부아르 남성, 법원 판단은?

  • 문화일보
  • 입력 2024-05-30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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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의심 드는 사정 있더라도 난민 인정심사서 판단해야"


코트디부아르에서 정부 지지 세력으로부터 살해 위협을 받았다고 주장한 아프리카인이 한국에서 난민심사를 신청했다가 거부당하자 소송을 내 승소했다.

인천지법 행정2단독 최영각 판사는 코트디부아르 국적 A(22) 씨가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장을 상대로 낸 난민 인정심사 불회부 결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30일 밝혔다.

최 판사는 지난해 7월 A 씨를 난민인정 심사에 회부하지 않은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의 결정을 취소했다.

1심에서 승소한 A 씨는 최종심에서도 법원 판단이 바뀌지 않으면 국내에서 난민 심사를 받을 수 있다.

A 씨는 지난해 7월 카자흐스탄에서 출국해 인천공항을 경유해 싱가포르로 갔다.

그러나 그는 싱가포르에서 입국이 불허되자 재차 카자흐스탄으로 돌아가던 중 경유지인 인천공항에서 "난민으로 인정해 달라"고 주장했다.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은 "A 씨가 한국의 사회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거나 난민으로 인정할 이유가 명백하지 않다"며 난민인정 심사에 회부하지 않았다.

그러자 A 씨는 난민 심사를 받을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것은 위법하다며 한국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소송에서 "코트디부아르에서 인민전선당과 그 후신인 아프리카 민중정당 당원으로 활동했다"며 "코트디부아르 정부와 그 지지 세력으로부터 폭행당했고 살해 위협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시 고국으로 돌아가면 박해받을 충분한 근거가 있다"며 "난민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원은 A 씨의 난민 신청이 명백한 이유가 없는 경우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인천공항 출입국·외국인청의 심사 불회부 결정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최 판사는 "A 씨가 카자흐스탄에서 불법 체류를 하거나 비자 없이 러시아에 입국하려다가 벌금을 부과받은 적이 있다"면서도 "출입국 관련한 이 같은 위법 행위만으로 한국의 사회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 씨가 난민신청서에 쓴 내용이 명백한 허위라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도 없다"며 "A 씨가 주장한 코트디부아르 현지 상황도 일반적으로 알려진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다.

최 판사는 "A 씨가 난민 인정제도를 남용하고 있다고 볼 정황이 없다"며 "만약 의심이 드는 사정이 있더라도 난민 인정심사 과정에서 상세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우 기자
박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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