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노동 무임금’ 비웃는 국회[오후여담]

  • 문화일보
  • 입력 2024-06-1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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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훈 논설위원

제22대 국회의 ‘완전한 개원’이 지연되고 있다.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해 18개 상임위원회 가운데 전반기 11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해 ‘반쪽 원 구성’을 했다. 지난 5일 민주당 단독으로 국회의장을 뽑은 ‘반쪽 의장단’ 국회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일하는 국회’를 명분으로 내걸었다. 국민의힘을 향해 “무노동 불법세력이라고 불러도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무노동’이란 말에 귀를 쫑긋했는데, ‘무임금을 하자’는 말은 하지 않았다. 사상 유례없는 폭주의 배경이 국회 개혁이 아닌 주요 상임위 독식에 있었던 셈이다.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국회의원 ‘무노동 무임금’ 법안(국회의원의 보좌직원과 수당 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회의원이 재직 중 유죄가 확정된 경우, 공소가 제기된 날부터 재판이 확정된 날까지 지급된 수당 등을 환수하자”는 취지다. 그는 “국민은 국회의원을 도둑놈들로밖에 안 본다. 특권 내려놓기가 먼저”라고 했다. 황정아 민주당 의원도 국회의원 무노동 무임금 등을 담은 법안을 발의했다.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해 국민의힘을 겨냥한 것이기는 하지만, 정당한 사유 없이 회의에 불출석할 경우 세비를 1일당 10%씩 삭감하도록 했다. 국회의원 무노동 무임금은 지난 4·10 총선 때 양당의 공약이었다. 국민의힘은 금고형 이상 확정 시 세비 반납 등을 약속했다. 민주당도 국회법이 정한 회의 일정에 불참하거나, 다른 사정으로 출석하지 못한 경우 수당 등을 삭감하겠다고 했다.

여야 의원들이 모두 모여 의원 선서를 하는 개원식조차 못하는 국회이지만, 세비는 지난 5월 30일 임기 시작일부터 꼬박꼬박 계산된다. 월 1300만 원, 연간 1억5700만 원(2023년 기준)을 받는다. 감옥에 들어가 있어도 받는다. 실질 연봉은 5억 원가량이다. 사무실 지원 경비만 1억 원이다. 차량을 세워둬도 기름값과 수리비를 주고, 택시를 타지 않아도 택시비를 챙겨준다. 새 국회 임기 시작 때마다 특권 내려놓기가 제기되지만, 제대로 실행된 적이 없다. ‘철밥통’의 대명사는 공무원인데, 특권으로만 보면 국회의원이 더하다. 언론들이 분석한 국회의원 특권은 대략 180∼200가지다. 불체포특권, 면책특권부터 의원회관 병원·한의원·약국 무료 혜택까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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