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권 문제, 안보와 적극 연계할 때[포럼]

  • 문화일보
  • 입력 2024-06-11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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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화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오는 12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북한 인권 문제를 주제로 브리핑 공식회의를 개최한다. 한국이 의장국으로서 주도하는 이번 회의는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북한은 이번 회의를 ‘자주권 침해’라며 반발하지만, 이는 북한 인권 문제가 김정은 정권의 ‘아킬레스건’이라는 방증이다.

북한의 인권 유린 문제는 식량과 정보 접근 제한, 정치범 수용소, 강제 처형뿐 아니라 탈북자 문제, 해외 노동자 착취, 미송환 국군포로와 납북·억류된 우리 국민과 그 가족들의 고통 등 다양한 사례를 포함한다. 2014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는 북한의 인권 유린을 ‘반인도적 범죄’로 규정하며 북한 지도자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할 것을 권고했으나, 비핵화 협상으로 인권 문제는 뒷전으로 밀려났다. 그런데도 북한은 핵 합의를 파기하며 더 호전적이고 억압적인 정권이 됐다.

더욱이, 최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대북 제재 전문가 패널 활동이 종료되면서, 북한 인권 유린에 대해서도 감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인권 관련 비정부기구(NGO)는 유엔총회 결의를 통해 시리아와 미얀마의 유엔 독립조사 메커니즘(IIIM, IIMM)처럼 개별 전쟁범죄 및 반인도범죄 사건에 대한 증거를 정리한 사건 파일을 준비해 국내외 법원에서 김정은 등 북한 관리들에 대한 사법적 책임을 추궁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유엔의 감시 기능이 회복된다면 북한의 무기 개발, 비확산, 제재와 함께 인권 유린 문제를 ‘북한 문제(North Korean Questions)’로 포괄적으로 다루는 방안도 검토할 가치가 있다.

지난 2년간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로 활동하면서 소명 의식과 보람을 느끼고, 외교부·통일부·시민단체 등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러나 북한 인권의 심각성과 책임 규명 필요성에 비해 국제사회의 관심은 여전히 부족하다. 인권-안보 연계성, 책임 규명, 인도적 상황 등을 아우르는 포괄적 접근을 통해 국제적 공감대 확장이 절실하다.

그리고 북한 핵 문제나 제재는 강대국들의 이해관계가 결정적이지만, 북한 주민들의 인권은 우리 정부가 주도하고 미국 등 다른 국가들이나 국제기구들이 지원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 언론과 시민단체들이 미국 고위 관계자들에게만 집중하고, 한국의 노력은 부차적으로 취급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갓 출범한 제22대 국회에서 거대 야당의 영향으로 북한인권재단 출범이 더 요원해질 우려도 커졌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 정부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압박을 끌어내기 위해 각종 정부 간 회의와 국제 플랫폼을 적극 활용, 북한에서도 보편적 인권이 지켜져야 함을 강조해야 한다. 특히, 오는 11월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있을 북한에 대한 보편적 정례인권검토(UPR)를 앞두고 국내외 인권 NGO들의 다양한 권고안을 반영해 우리 정부의 입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여러 부처에 분산된 북한 인권 관련 임무들을 통합하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북한 인권유린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안보와 번영을 저해하는 요소다. 국제사회의 행동을 끌어내기 위해 우리 정부의 리더십과 국민의 지지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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