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백의 집중분석>SK ‘마운드붕괴’ 멀어지는 4강

치열하게 전개됐던 4강 순위 다툼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일찌감치 4강에 진입해 순위싸움을 벌이고 있는 현대, 삼성, 두산과 3경기차로 SK를 앞선 기아가 4강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을 높여 놓았다.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는 1위 다툼은 역시 현대와 삼성인데 남은 게임수로 따진다면 일단 현대가 삼성보다 유리하다. 문제는 기아와 SK의 4강 다툼. SK는 10경기를, 기아는 11경기를 남겨 놓았는데 SK는 기아의 승패에 운명을 맡겨야 하는 지경이 됐다. 만일 기아가 남은 11경기에서 5승6패의 성적을 기록한다면 SK는 8승2패를, 기아가 4승7패라면 SK는 7승3패의 승부를 만들어야 기회가 있다.

올시즌 개막을 앞두고 모든 전문가들로부터 4강 진입이 확실하고 우승후보로까지 지목 받았던 SK가 고전하는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우선 믿었던 이상훈 투수의 도중하차가 가장 큰 원인이다. 그리고 부상선수가 너무 많았다. 특히 투수들의 붕괴는 조범현감독의 시즌 내내 근심이 됐다. 채병용을 비롯해 줄줄이 마운드를 이탈했다.

이승호 혼자 SK의 마운드를 떠받친 셈이다. 광속구 엄정욱도 기대이상의 투구내용을 보여주었지만 정작 팀이 필요할 때 1군에 올라오지 못하는 실정이다. 현재 이승호와 김원형이 버티는 2명의 선발투수로 한 시즌을 꾸려갈 수는 없다.

혹자는 부상 도미노의 현상을 스프링캠프부터 메이저리그의 체력훈련을 어설프게 흉내내다 가장 기본인 러닝훈련을 소홀히 했다고 꼬집었다.

흔히 잘나가는 팀은 소리가 없다고 한다. 그냥 놔두면 알아서 한다. 하지만 기대이하의 성적을 내는 팀에겐 잔혹하리만큼 말들이 많아진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는 이치와도 같은 것이다.

iTV 해설위원 www.gbk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