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선의 프로농구 엿보기>TG, PO 정상까지 밟으려면···

TG삼보가 1일 올시즌 정규리그의 우승을 확정지었다. TG삼보는 이날 LG에 패했지만 KTF가 SBS에 지는 바람에 남은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올시즌 1위를 차지했고, 지난 시즌에 이어 정규리그를 2연패했다.

TG삼보엔 용병 같은 토종 김주성(2m5)이 있다. 그러나 김주성을 고려하더라도 TG삼보의 전력은 다른 9개 구단에 비해 특별히 좋다고 할 수 없다. 백업 요원도 그다지 풍부하지 못하다. 게다가 외국인 선수를 자유선발로 뽑아 10개 구단의 전력이 모두 상향 조정됐다. 그래서 TG삼보의 1위는 더욱 돋보인다. 조직력을 앞세운 결과라고 평가할 수 있다.

정규리그는 팀당 54게임이라는 장기 레이스를 거친다. 정규리그에서는 9개 구단 모두를 상대하며, 따라서 흔들리지 않는 조직력이 무척 중요하다. 조직력이 강하지 않으면 9개 구단을 상대로 좋은 승률을 거둘 수 없다.

그런데 플레이오프는 다르다. 특정 팀과 단기전을 치른다. 리그가 아니라 토너먼트 방식이다. 특정 팀과 싸우기에 매게임 총력전을 펼치며, 게임에 앞서 집중분석의 과정을 거친다. 그리고 정규리그 때와는 다른 전술전략이 펼쳐진다. 이 때문에 정규리그에서의 상대 전적은 플레이오프에선 의미가 상당히 축소된다.

TG삼보는 02~03시즌엔 정규리그 3위에 그쳤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했고, 반면 지난 시즌엔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으나 챔피언결정전에서 KCC에 3승4패로 졌다. 지난 시즌 정상을 코 앞에 두고 산을 내려온 경험이 있는 까닭에 올시즌 우승에 대한 의욕이 넘쳐나는 건 당연하다.

지난 시즌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선 준비가 철저해야 한다. 아직 플레이오프 진출 팀들이 확정되지 않았다. 덕분에 TG삼보, 그리고 전창진 감독으로서는 여유를 부릴 수 있다. 플레이오프 진출 팀들이 가려지지 않았지만, 천적으로 지목되는 팀들에 대해 집중분석하고 명쾌한 해결방법을 얻을 시간적인 여유는 충분하다. 더욱 바쁘게 움직일 때다.

MBC ESPN 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