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순·미선이 4주기 이젠 조용히 맞고 싶어…”

“시민단체의 추모행사와 관계없이 집에서 효순·미선 사망 4주기를 맞이하고 싶을 따름입니다.”

미군기지 문제해결을 위한 경기북부 범시민 대책위가 13일 낮 12시 경기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 효순·미선 위령비에서 미군 장갑차에 의해 사망한 효순·미선양의 4주기 추모행사를 열었지만 미선양의 아버지 심수보(52)씨와 효순양의 아버지 신현수(53)씨는 참가하지 않았다.

대신 미선양의 아버지 심씨는 “시민단체가 반미연대 행사 목적으로 추도식을 개최하고 있지만 올해는 효순·미선이의 넋을 기리며 정말 조용히 지내고 싶다”며 심정을 피력했다.

심씨는 “어제 오후 미 제 2사단장인 제임스 코긴 소장이 집을 방문해 미군장갑차 사고에 대한 위로의 편지를 전달한데 이어 미 제 2사단 간부 등 미군관계자들이 마을의 추모비를 찾아와 애도의 뜻을 표했다”며 효순·미선이의 사망 4주기를 맞이해 애도의 뜻을 표한 미군측의 입장에 대해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이 때문인듯 심씨는 “2002년 발생한 미군장갑차에 인한 효순·미선이의 사망사고가 만족스럽지 않게 종결됐지만 미군들이 반성하고 있는 만큼 이제 추모식이 정치적으로 이용되거나 반미집회로 한·미 관계가 너무 경색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등 10여개 시민·사회단체는 13일 오전 서울 광화문 시민공원에서 효순·미선양 추도식 및 반미연대집회를 가진뒤 효순·미선양의 고향인 양주시 광적면에서 추모순례 행사를 열었다.

또 미군기지문제해결을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 등 30여명은 이날 위령비 앞의 행사에 앞서 오전 11시 의정부시 가능동 미 2사단 사령부인 캠프 레드클라우드 앞에서 고 신효순·심미선양 사망4주기를 추모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시민단체에 의한 효순·미선양 사망사고의 4주기 추모 행사는 이날 경기도 제2청과 양주시가 개최한 추모행사와는 별도로 조용히 거행됐다.

양주 = 오명근기자 omk@munhwa.com